![](https://blog.kakaocdn.net/dn/NSMxb/btqFizh9G3P/0n2dKWf41TgtdJvUjhpOeK/img.jpg)
태엽시계는 잘 망가진다.
아무리 소중하게 다루어도 몇 년이면 톱니에 칠해진 기름이 말라붙을 것이다.
정교하게 맞물린 기계 장치는 예상치 못한 충격에 쉽게 어긋난다.
![](https://blog.kakaocdn.net/dn/pAs3H/btqFfYKqBfS/sCX9sncu6XoZtvRpdUHZa0/img.jpg)
시계에 귀를 대면 빠른 박자로 움직이는 태엽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기계 장치는 내가 듣지 않아도 항상 이런 소리를 내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도 정교한 것이 어떻게 망가지지 않고 있는가?
나는 여태 쉽게 망가지는 것이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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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망가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면 무엇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영원한건 아무 것도 아니다.
서서히 망가지는 나의 몸처럼, 위태롭지만 집요한 것만이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이다.
망가지는 것들은 의외로 꽤 오랜 시간을 나에게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2020.07.01 오후 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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