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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제들/책

지속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위하여, 신예희 (책 감상)

by manydifferent 2019.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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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디 셀렉트를 통해 읽게 된 책이다. 나는 비슷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하여 이 책 이외에도 몇 권의 책을 담아두었었다.

 그 중 일부는 모두 읽었고, 일부는 읽다 말았으며, 일부는 소개글과 목차 이상은 읽지도 않았다. 그리고 나는 이 중 이 책만이 감상을 남길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나는 삶의 가치는 다양하다고 굳게 믿고 있지만, 실상 그 가치 지속하며 사는 사람을 보진 못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며, 어느정도 궤도에 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었다.


 나는 페미니즘 저서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것들은 주로 투쟁적이거나 고발하는 내용이 많았다. 물론 그 자체로도 굉장히 가치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나는 그 개인이 한 명의 사람으로서 어떤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 가능성을 보고 싶었다. 저자는 매 순간 투쟁하고, 때로 어떤 것을 고발하지만, 그 전에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불합리한 내용을 다룰 때에도 적의가 글을 뒤덮지 않았다. 이것은 이 책을 읽는 일이 소중한 경험이 되도록 했다. 나는 내가 모르는 사이에 적의에 의한 가해자가 되길 원치 않는다. 하지만 나는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로서 사회적으로 겪는 모든 고통을 느낄 수는 없다.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나는 언제든지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더 많이 숙고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나는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내 삶에 적용하고, 매 순간 구역질을 억누르는 심정으로 비참한 내 삶을 살아야 한다. 타인의 고통을 전부 느끼지는 못하더라도, 어떻게 조금이나마 알아챌 수는 있도록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숙고의 여지를 자연스럽게 내어준다는 점에서 친절하고,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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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짧은 글들을 모아 구성되어있다. 하지만 각 장의 제목들이 작은 단위의 글들을 연관성있게 품고 있었다. 덕분에 책장을 넘기는 동안 어떤 리듬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용이 가볍고 일상적인 말을 사용하기 때문에 쉽게 읽힐 것 이다. 관심이 있는 주제에 이르러서는 내가 읽었는지도 모르게 책장이 넘어가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저자는 혼자의 삶을 살지만 절대 가볍게 흥청거리지 않는다. 성숙한 삶은 무엇일까. 외부로부터 쏟아지는 질타에 저자의 농담같은 대답이 인상깊다. 혼자 잘 노는 사람은 둘이서도 잘 논다라고.


2019.03.05 PM.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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