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1 이모 - 권여선 (안녕 주정뱅이) 이모 요즘에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일이 많다. 여태까지 나는 주로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는 데에 힘을 쏟았었다. 그렇게 온 힘을 다해 나에게 아닌 것들을 밀어내고 나면, 내 공간은 아주 텅 비어버린다. 누군가의 말을 빌리자면, 그 때의 나의 공간은 못견디도록 황량하여, 체면치레를 해야하는 어른만 아니라면, 그만 엄마를 찾으며 울어버리고 싶다. 하지만 그 공간이 정말 황량한 이유는, 그 곳에는 엄마라는 것도 없고, 나의 울음을 목격할 누군가도, 짐승처럼 신음하는 내 목소리가 메아리칠 벽도 없다는 데에 있다. 그 텅 빈 공간에 웅크리고 앉아있노라면, 나는 권여선의 '이모'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모'의 세계에는 섬뜩하리만치 무의미한 사건들과 소외가 있다. .. 2019. 4.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