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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와 글쓰기/글쓰기

문고리 교체하기 (화장실 문고리, 둥근 문고리, 녹슨 문고리, 마모된 나사, 렌치, 화장실 갇혔을 때)

by manydifferent 2021. 1. 20.

화장실 문고리가 많이 녹슬어서 교체하려고 했다

원룸 구조상 문고리에 물이 자주 닿게 되어 사용 기간 대비 심하게 녹이 스는듯 했다

원형 손잡이는 사진과 같은 실린더형 래치를 사용한 경우가 많다.

반면 요즘 자주 사용하는 래버식 방문에는 튜블러형래치가 자주 사용되는데, 그 내용은 뒷부분에서 다루도록 한다.

과정을 따라가는 도중, 문고리가 망가지거나 떨어져서 방에 갇힐 수 있으니, 휴대폰을 챙기고 문은 가급적 열어놓은 상태로 진행하길 바란다

먼저 설명하면

slot 에 해당하는 부분에 송곳처럼 얇은 막대를 집어넣어서 interior knob 부분을 분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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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e 에 해당하는 원형 부품을 반시계방향으로 돌려 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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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nting plate 에 박힌 나사를 빼낸 후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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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 plate 에 박힌 나사를 빼낸 후 Latch assembly 를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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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linder 를 포함한 exterior knob 뭉치를 뽑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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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대가리 사이에 홈에 뭘 쑤시면 knob 이 빠진다

그럼 사진과 같은 모양이 될텐데, 녹슬고 벌어진

덮개가 rose 이다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시키면 풀린다

하지만 사진처럼 녹이 심할 경우 손으로는 열 수 없다

이 부분에서 고생을 참 많이 했다.

저 덮개가 지름이 3 inch (7.62 cm) 정도 된다

힘있는 공구로 잡아서 돌리면 좋은데 많이 두꺼운 것도 아니라서 잡기가 힘들다.

찾아본 결과 이런 파이프렌치로 돌릴 수 있다고 한다

파이프 렌치를 사기 위해 덮개 지름을 재고 근처 철물점에 갔다

아가리가 3인치까지 벌어지는 파이프렌치는

정말 비싸다. 일반인이 흔히 쓰는 규격이 아니다

그래서 포기하고 다른걸 알아봤다

오일 펌프 렌치라고 부르는 공구이다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작은 사이즈가 3 인치 정도 벌어져서 딱 맞았다

가격은 배송비 포함 만 원정도

둘레를 잡고 힘주어 돌리면 덮개가 나온다

꽤 심하게 녹슬어있다

이제 mounting plate 를 제거하기 위해 나사를 빼야한다

나사는 위 아래 하나씩 있다

녹이 많이 슬어서 무르고 마모가 되어있다

드라이버로 돌려도 헛돌고 마모만 심해졌다

여기서 2차로 고생을 했다

철물점이나 열쇠가게 등 여기저기 알아봐도, 녹슨 나사는 특별히 답이 없다는 말뿐이었다

나사 머리를 펜치로 잡아 돌리는 등의 방법을 조언해주었지만, 나사 머리가 충분히 나오지 않아 불가능했다

교체용 문고리를 이미 구한 상태였고, 출장 하시는 분들도 까다롭고 돈이 안 되는 작업이라 특별히 오고 싶어하진 않는 눈치였다

그래서 전동 드릴을 빌려왔다

일반 드라이버에 고무를 대고 돌렸을 때는 힘이 부족해서 열리지 않았다

전동 드릴을 빌려온 후, 고무장갑을 조금 잘라서 나사 위에 댔다

그리고 힘주어 밀며 돌리니 바로 열렸다

문고리 교체는 단순한 작업인데, 녹 때문에 힘이 많이 들었다

화장실 안에서 문을 닫은 채로 드릴을 쓰다가, 마지막 나사를 빼내면서 문고리가 팍 빠져나왔다

그래서 사진처럼 문에 구멍이 빵 났는데, 웬걸 문이 열리지 않았다

평소에 갇히거나 좁은 곳에 가면, 예민하고 공포를 느끼는 터라 순식간에 패닉이 왔다

실린더 래치는 이렇게 생겼다

문고리를 돌리면 래치 중앙의 쇠부분이 안으로 말려 들어가는 구조이다

래치 어셈블리는 이렇게 생겼다

우측 끝 가운데에 난 돌기를 손끝으로 잡아당기면, 좌측 끝에 문에 걸리는 볼록하고 경사진 부품이 쏙 들어가서 열린다

두 부품은 사진처럼 맞물린다

문고리를 회전시키면 - 래치 어셈블리가 당겨져서 문이 열리는 구조다

나는 당시 실린더 래치를 완전히 분해한 채로 래치 어셈블리만 문틈에 걸려있는 상태였다

그 동그란 홈 안에 손가락을 넣어 래치 어셈블리를 당겨주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황해서 못 나갈 거란 생각에 패닉에 빠졌다

찾아보니 혼자사는 경우, 화장실에 갇혀 위험한 상황이 꽤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화장실 문고리는 자주 사용하면서도 습기가 많아 고장이 잦다. 실수로 잠그는 경우 외에도 부품이 망가져 문고리가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새 문고리를 달았다

이 문고리는 튜블러 래치가 사용된 래버형 문고리다

가장 큰 차이점은 문고리의 모양이 아니라 래치의 모양이다

둥근 래치가 아닌 길쭉하고 네모난 튜브 모양의 래치가 사용되었다.

튜블러 래치 우측에 사각형 홈을 볼 수 있다

그 안에 스핀들이라고 하는 부품을 맞물려 회전운동을 직선운동으로 바꾸어주는 것이다

저 홈에 비슷한 크기의 물건을 넣고 돌리면 래치

어셈블리가 돌아간다

분해 할 때는 핸들에 달린 나사를 제거해주면 안과 바깥의 문고리가 떨어지며 빠져나온다. 그러면 튜블러 래치가 드러난다

문고리가 망가져 갇힌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당황하지 않는 것이다

당황해서 문고리가 아주 망가지면 나오기 어려울 수 있으니 가급적 문고리에 힘을 쓰지는 않도록 한다

휴대폰이 있다면 지인 등에게 구조 요청을 한다

벽면을 두드리거나, 일정한 크기로 구조요청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도구가 있다면 문고리를 분해하고 나올 수도 있으나,

녹이 슬거나 해서 마음처럼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위급 상황을 대비해 혼자 사는 경우 가급적 문을 닫지 말고, 테이프를 붙여 문이 안 닫히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망치와 드라이버정도를 화장실에 구비한다면 쉽게 문을 부수고 나올 수도 있으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일반 공동주택의 화장실 문은 사실 그다지 튼튼하지 않다. 하지만 당황한 상태의 맨몸으로 누구나 바로 나올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사진은 소치 올림픽 당시 미국 봅슬레이 선수가 욕실에 갇혀 부순 문이라고 한다)

보통은 사진처럼 허니콤이라고 부르는 종이 보강재가 쓰인 방문인 경우가 많다

나는 갇히고 나서 금방 패닉이 왔지만, 사실 나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정도로 공포를 느끼진 않았을 것 같다.

도구도, 핸드폰도 있고, 문과 문고리의 구조를 알았더라도 그렇게 무서워했을까? 앞으로도 잘 대비하고, 겁먹지 않도록 마음을 잘 간수해야겠다.

2020.11.10 오전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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