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율이 미끄러지듯 곡선을 그리며 아래로 떨어진다.
못 견디게 아찔하지만 그것은 끝끝내 그 자체로부터 분리되진 않는다.
매 순간 절벽 아래 위태롭게 자리한 이 부실한 돌기에서 냄새를 맡는다.
어쩌다 투정이라도 부리면 뿌리도 없는 이 돌기는 영영 떨어져 나가 저 아래에서 힘없이 부서질 거다.
나는 이렇게 겁을 먹은 채로 있다.
이 부실한 돌기에서는 누군가가 비명이라고 지른 어떤 소리들이 가끔 농담의 어떤 종류처럼 느껴진다.
땅을 밟는 사람들이 호소하는 멀미를 듣듯이
나는 위로 대신 나를 건네려고 한다.
그리고
힘없는 눈꺼풀을 들어올리며 생각한다.
전래 없는 권태와 두려움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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