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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와 글쓰기/일기

2019년 2월 4일 나는 B에게

by manydifferent 2019. 2. 4.
 2019.02.04 월요일

B에게 전화가 왔다.
나는 받지 않는다.

대신에 나는 이렇게 보낸다.


나는 A와 D가 술을 마셨었다는 사실을 집에 들어온 순간부터 눈치 챘고 나는 그동안 내가 이유 없이 정신이 불안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홀린듯이 술을 마셨냐고 물어봤고 마셨다는 얘기를 들었다. 최근에 A가 정신과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며 들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아냐고 D에게 물었다.

무슨 생각으로 술을 마셨냐고 나는 밥그릇을 바닥에 던져서 깼다.

D는 일어나 화를 냈다. 네가 뭘 아냐고 나도 힘들다고 같이 있으면서 이틀 내내 싸웠다고 말했다

나는 두 사람이 그런 식으로 지낸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나는 그릇을 집어서 또 던졌다.

A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사과했다.

나는 A에게 화를 냈다. 내가 하루에 당신들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하는 줄 아냐고 말했다.

술을 마실 거면 그냥 죽으라고, 매년 그랬던 것 처럼 내년에도 중환자 대기실에 앉아서 당신이 제발 그냥 죽었으면 좋겠다고 빌고 싶지 않다고 했다.


-

나는 그 무언가가 나아질 거라는 희망도, 아무런 생각도 없다. 나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다.

나는 그저 힘이 없어서 이 사이에 남아있는 것 뿐이다. 나는 점점 불안해진다. 마음이 불안해지고, 점점 어떤 것에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몸 속에서는 화가 차오르지만 동시에 무력감이 어깨를 짓누른다. 나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알고 있다. 모든 것이 당신들의 부산물이라는 것을. 내 몫은 없다. 다들 그만 징징거리고 각자의 길을 선택해라.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은 삶은 나는 그만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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