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방 정리를 했다. 내 방에는 책상에 딸려있는 책장이 있다. 가장 윗 칸부터 책을 꽂아두었다. 어떤 계기로 가장 낮은 칸을 비우게 되어서, 제일 윗 칸의 책들을 아래로 옮겨 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한참을 그대로 놔두다가 오늘 방 정리를 하는 김에 책을 옮겼다.
옮기려고 책을 꺼내면서, 다시 읽지 않는 책들을 중고서점에 파는 것이 나은가, 혹은 그냥 버리는 것이 나은가 하는 등의 생각을 했다. 고민하다가, 어쨋든 방 정리를 마쳐야했으므로 책을 다시 꽂아두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꺼내서 정리하는 김에 사진이나 좀 찍어두기로 했다. 버리거나, 버리지 않거나, 기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등등의 책을 합치면 60권이 조금 넘는 것 같았다. 대부분의 책은 문예 창작과 입시를 준비하면서 샀다. 그래서 나에게는 추억이다.
책을 정리하다가 아무 책이나 펼쳐봤다. (글을 쓰고, 읽고, 하는 것도 그냥 한 종류의 유희거리가 아닌가. 그래 이게 뭐 별거냐 하는 생각을 잠깐 하면서) 나는 이 책도 정말 진부한 주제다 하면서도 책을 읽는다. 책은 읽어진다. 여기에는 어떤 관성 같은 것이 있다. 책이 그냥 한 종류의 유희거리라면, 그건 꽤 매력적인 종류라고 생각한다.
2019.07.13 01:1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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