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와 글쓰기/글쓰기

원룸 층간소음

by manydifferent 2020. 5. 9.

생활 공간을 맞닿고 사는 사람들은 소리를 공유한다. 문제의 원인은 온갖 소리를 공유할만큼 서로가 친밀하지 않다는데에 있다.

원룸에서 살면서 건물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원룸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불편함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꼭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따금 가족들이 함께 사는 집에 돌아와서 생활을 한다. 이 건물 내에도 소음이 있었고, 오히려 원룸에서 발생하는 것보다 훨씬 큰 수준이었다.

윗층에 사는 아이가 비명에 가까운 울음소리를 내며 발을 구르는 소리가 삼십 분 가까이 지속됐다. 화장실에서 물을 내리고, 청소기를 돌리는 소리, 가구를 끌어 옮기는 소리가 천장과 벽을 타고 생생하게 전달됐다.

그런데 원룸에서 소음을 느꼈을 때보다 나는 훨씬 예민하지 않게 반응했다.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나는 이 곳에 사는 사람들 얼굴과 나이, 하는 일이나 성격 가족사 등을 조금씩은 알고 있다. 공간과 사람에 대한 친숙함이 경계심을 자극하지 않는 것일 지도 모른다.

2. 원룸의 경우 작은 소음이 작은 소음으로 여과없이 전해지는 것이고, 현재 가족들이 사는 집은 큰 소음이 작은 소음으로 약간의 여과를 통해 전달된다. 결과적으로 피부에 닿는 소음의 규모는 같으나 거리감이 존재하기 때문에 덜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지도 모른다.

 

원룸 현관문은 주로 소음이 전달되는 통로이다. 벽과 달리 충전재가 없는 단순한 문이기 때문이다. 최근에야 현관문 틈을 매우는 고무 패킹이 떨어져 없다는 걸 알았다. 그러니까 문지방이 없는 방문처럼 아래가 훤히 뚫려있었다는 것.

 

일단은 고무 패킹을 사서 붙이고, 가능한한 현관문 차음을 시도해보려고 한다. 성과가 있길 바란다.

 

2020.05.09 오전 9:39

 

'일기와 글쓰기 >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역사  (0) 2020.05.09
우리들의 입장  (0) 2020.05.09
시티블루  (0) 2020.03.30
늙어 죽은 모두의 이야기를 사랑합니다  (0) 2020.03.05
버스와 구두와 보수  (0) 2019.09.2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