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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와 글쓰기/글쓰기

당신의 아래로 흐르는 것

by manydifferent 2020. 6. 24.

감정이 우선이다. 나는 불쾌하거나, 쾌하거나하는, 피부를 타고 전신을 흐르는 감정을 느낀다.

감정은 피부에 희미하지만 깊은 길을 내어 그 위로 흐르는 생각들을 인도한다.

그러니까 나의 생각은 꼼짝없이 감정의 골을 따라 흐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패인 고랑은 또 다른 맥락을 찾으려는 용기를 파묻는다.

하지만 나는 지금이 뭔가 조금 더 복잡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는 생각한다. 나는 생각한다.

나는 생각한다.

너무나 많은 맥락들이 생략되어 두둑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이르면, 이제부터 감정은 더 이상 내가 아니다.

고랑을 파헤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이 뭔가 조금 더 복잡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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