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깨진 그릇 조각이 깨진 관계보다 정직하다고 믿는다.
왜냐면 그것은 방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다가, 밟아서 피가 났을 때 그것이 어떤 그릇이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관계를 깨뜨리기 보다는 그릇을 바닥에 던져서 깨뜨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믿는다.
왜냐면 그릇은 모아서 버리면 되지만 관계는 모이지도 않고 버려지지도 않아서 불쾌하기 때문이다.
나는 나아가 적극적으로 그릇을 바닥에 던져서 깨뜨리는 것이 인류애적이라고 느낀다.
왜냐면 비슷한 다른 추상적인 것들이 깨지는 것은 높은 감수성 없이는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주파수로 말하면서 그들에게 실망하기 보다는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잘 가다듬은 말과 상대에 대한 무한한 고려로 호소하기 보다는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자.
폭력은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지만 세상에는 어차피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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