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가 한참 넘었다. 허기가 졌다.
뭐라도 입 안에 넣을 것을 찾아 어슬렁 대다가 비닐봉투 속에 들어있는 밥을 봤다.
최대한 조심히 봉투를 열어 수저를 넣었다. 급하게
밥을 꺼내 입에 넣다가 밥을 흘렸다. 작은 밥 몇 덩어리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밥이 상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냉큼 개가 달려와 밥을 주워 먹었다. 나는 개의 엉덩이를 너무 세게 때렸다. 내가 입에 한가득 물고 있는 상한지 의심스러운 밥과 부엌 오만 곳에 흘린 밥들, 그리고 그 와중에도 떨어진 밥알을 찾아 물고 도망가는 개. 무엇이 마음을 비참하게 만드는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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