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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와 글쓰기/일기

2019년 3월 20일 자기 위해 일기 쓰는 나

by manydifferent 2019. 3. 20.

2019년 3월 20일 수요일


 날씨: 비가 왔다. 예보에서 기온이 높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 옷을 얇게 입었다. 추웠다.


 노래가 다 끝났는데도 잠이 오지 않는다면, 일어나서 침대 밑을 봐.


 나는 오늘 집에 오다가 누군가가 쓴 이야기의 단면을 만났다. 연립주택의 입구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의 이야기였다. 그는 그곳에서 한참을 서 있다가 창문을 보기 위해 현관에서 멀찍이 떨어졌다. 그는 아주 어렸다. 그는 끝내 그곳에 돌맹이를 던질 용기를 내지 못했다.


 나는 아이가 되어 돌을 쥐는 상상을 했다. 거의 모든 사각형의 창문에서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그 사람이 서있던 자리에 서서 불이 꺼진 집의 창문을 봤다. 그 집의 창문은 밝은 벽면의 벌어진 틈처럼 보였다. 나는 그 캄캄한 곳으로 돌을 던져 넣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무 것도 깨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곳엔 내가 바라보던 어두운 벽면의 질감보다 더 불쾌한 침묵이 있었다.


2019.03.20 PM.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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