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주제들/음악

사람을 울리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 (마호가니 킹-브래드씨 이야기)

by manydifferent 2019. 5. 19.

 

[MV] 마호가니 킹 (Mahogany King) - 브래드씨 이야기 (Hello, Mr. Brad)

 

 나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들. 우리는 아주 가끔 슬퍼한다. 정확히는 나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믿었던 것들에 대해서다.

 

 예술이 온전한 하나의 형식을 보여주는 일이라면, 예술이 감정을 일으키는 것은 독립된 형식들이 나와 연결되는 과정일 거다. 아주 놀랍게도, 나는 네가 아닌데 나는 네가 슬플 때 슬퍼한다. 이것이 기적처럼 보이는 이유는 이것이 정말 가끔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비극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결국에 내가 느끼는 것이 너의 슬픔이 아니라 내 슬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네가 결국 나이기 때문에, 내가 느끼는 고통을 줄 수는 없다. 우리는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가, 내가 느끼지 못하는 방식으로만 너를 대한다.

 

  사람을 울리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은 어떻게 다를까. 아마 온전한 하나의 형식을 갖추고 있어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나 역시도 온전한 하나여야겠다. 그러니까, 사람을 울리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울리는 것과 울 수 있는 사람들만 있는 거다. 울리지 않는 것들은, 그냥 없는 것일 수 있다.

 

---

 

 감정의 주어는 언제나 나라는 이야기다. 주변 것들에 어줍잖은 연민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역겹게 느껴지는가? 그들이 역겨운 이유는, 그들이 그 고통을 알지 못하면서 고통스러워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 고통을 아는 사람에게는 고통스러운 척을 하는 것 처럼 보인다. 그들은 사람을 울리는 것(고통받는 것)에 대해서 울 수 있는(고통을 느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울고 있는 사람의 언어는, 정확하게, '그들이 고통스러울 것 같아' 가 아니라. '내가 고통스러워' 이다.

 

 그리고 감정의 주어가 언제나 나일 수 밖에 없는 것은 비극이다. 결국 누구도 정말로 타인의 고통을 헤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2019.05.19 p.m.01:0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