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주제들/음악

사랑 노래와 사랑 노래를 사랑하게 되는 순간. 소란(SORAN) -'Perfect day'

by manydifferent 2019. 3. 23.




 

 '좋은 음악은 결국 알아본다' 소란의 배짱이다. 그들의 배짱처럼 좋은 음악이 결국 날 알아봐주러 왔다. 반갑다.


 음악과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시장이라고 생각한다면, 이제 그곳에서 설레는 사랑 노래를 판매할 좌판은 마련하기 힘들 거다. 하지만 소란의 음악은 포화한 시장의 틈바구니에서 벗어나 기어코 좋은 사람들을 알아보러 다니고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시장에서 판매를 위해 내놓는 물건은 대상이 되는 고객의 일반성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20대 여자가 좋아하는 음악, 20대 남자가 좋아하는 음악 따위를 구상하는 거다.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 개개인의 단독적인 경험보다는 '연애하는 사람들은 다 이렇다'는 식의 이야기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것들이 진부하게 느껴졌고, 거부감이 들었다.


 소란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단독적이다. 언제나 가사의 초점은 '사람들'이 아니라 '나'에 맞춰져 있다. '나'의 이야기는 때로 황당할 정도로 독특해서 고개를 갸웃하게 하지만, 결국 우리가 언젠가 겪은 어떤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그 순간 터져나오는 웃음은 음악과 나를 연결시킨다. 단독성에서 보편성으로까지. 우리에게 어떤 사람이 찾아오듯, 소란의 음악을 만나는 것은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과 닮아있다. 이것이 내가 소란의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다.


----------


 뮤직비디오가 너무 예쁘다. 이 글을 쓰려고 마음 먹은 것도 뮤직비디오 때문이다. 끝부분에 촬영 장면이 잠깐 나온다. 아 어쩜 이럴 수가 있지.




2019.03.23 PM.1:4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