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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와 글쓰기/일기

2020년 3월 14일 입이 없고, 몸이 없는

by manydifferent 2020. 3. 14.

 

 안녕하세요.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아니면 고맙습니다. 이렇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싫어요. 나는 이렇게도 말할 수 있어.

 나는 누군가 버려놓은 파편들이 엉겨붙은 모자란 짐승이니까. 그러니까 때로, 내가 이걸 알아서, 정작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면.

 이야기를 할 수 없고, 노래를 할 수 없고 나를 이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그 무엇도 없는 거라면 입이 없고 몸이 없는 나는 무엇이겠니.

 너라면 살아있는 대신에 무얼 하겠니.

 

2020.03.14 p.m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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