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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와 글쓰기/일기

2018년 6월 26일 결핍을 거부하는 나

by manydifferent 2019. 1. 27.

2018.06.26 화요일

날씨: 한참 열이 오르더니 장마가 시작된다. 기온은 내려가는데 마음은 덥다.

 

대부분은 말이 아니라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야기가 그렇다.

오늘의 문장은 나에 관해서.

 

담배를 피우지 않은지 두 달이 넘었고 술은 그보다 조금 더 되었다. 매일 나를 놀라게 하는 사실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로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것. 쉼표와 마침표처럼 따라붙던 것들이 이제는 흐릿하다. 손을 뻗으면 여전히 담배를 잡을 수 있다. 처음으로 담배 끝에 코를 대던 때가 생각난다.

 

구체적인 이유 없이 영어를 유창하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는 항상 배운 것과 내가 느끼는 것 사이에서 갈등한다. 내가 보는 것이 숲이 아닐 수도 있다는 현명한 가정인지, 겁먹은 어린애의 습관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가끔씩 무언가 명확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하고 싶은 것은 대부분 아무 이유가 없으며 나는 고작해야 그럴싸한 뒷이야기를 만들 뿐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말을 좀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거의 까막눈이었다. 알파펫은 눈에 익은 그림 정도 인 것이었다. 지금은 조금 다르다. 하지만 말은 여전히 할 수가 없다.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보고 듣고 쓰고 말하는 것의 합

틈날 때 마다 들으려고 하고, 읽으려고 한다. 쓰고 말하지는 않는다. 아는 것과 정말 아는 것은 다른 것이다. 말하지 못하는 것을 슬퍼하지 마라.

 

생각난 것이 두 가지 있다. 아니 세 가지.

 

1. 자꾸 서툰 영어로 뭘 하려니까 영혼이 없어진 기분이다. 한국어가 달게 느껴진다. 책을 좀 읽어야겠다.

 

2. 안다는 것에 대해서. 실제로 앎은 없는 것 같다.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도 없다. 아는 대로 실천해야한다는 이야기와는 다른 이야기이다. 알콜 중독자와 니코틴 중독자들을 바라보면서 생각한 것. 왜냐면 나는 정말로, 몰랐다.

 

3. 전화가 왔다. 받지 않으려고 했는데 받았다. 예상대로 3번을 까먹었다. 나는 이런 식이다.

 

4. 생각이 나서 삽입한다. 다른 사람의 성공이 내 실패는 아니라고 한다. 초보자로 살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기억해야 한다.

 

A는 건강을 되찾고 있고, D의 정신도, 나의 몸뚱아리도 마찬가지다. 실은 정신이란 몸의 일부니까 우리 모두 온전한 몸뚱이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셈이다. 기억하고 있을까. 모든 것이 몸이 만들어낸 슬픔이고 아픔이었다. 이것은 중요한 얘기. 너무 많은 것들이 몸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리고 나는 나의 대부분의 시간을 결핍으로 지내기를 거부하기로 했다. 나는 지금이 좋다. 가지지도 않았던 것들을 되찾고 있다.

 

오후 1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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