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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와 글쓰기101

2017년 11월 18일 알바하고 욕하는 나 2017.11.18 토요일 PM 7:42 최고 기온 1도 최저 기온 -7도. 오늘은 확실히 추운 날이다. 세상은 전체적으로 푸른빛이 도는 듯하고 겨울 특유의 무심한 냄새가 난다. 발이 뻐근해. 오늘도 일곱 시까지 출근해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번 주말은 저녁 타임 누나의 결근으로 2교대 근무. 11시간을 채웠다. 사장은 13시간을 근무하겠지. 우린 계산하는 기계가 아닌데? 이럴 거면 편의점을 닫으셔야죠, 사장님! 겁 많은 노예는 집 열쇠를 맡고는 목숨을 걸고 집을 지킨다. 주인이라며? 몸이 피곤하면 쿨하게 문을 닫아둘 여유도 없는 거야? 내가 쓸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까? 내가 어쩔 때 인간 대우를 받고 있는지, 요즘 둔감에 가까울 정도로 예민하단 생각이 든다. 너무 항상 예민해서, 이게 예민한 방향으로 .. 2019. 1. 27.
2017년 11월 16일 글을 쓰고 싶어하는 나 2017.11.16 목요일 AM.12.31날씨 바람이 없었더라면 나다니기에도 괜찮은 날씨였을 것. 오늘부터 영하. e북 리더기를 빌렸다. 그게 신기하고 편리해서라도 새로운 마음으로 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한 줄을 읽더라도, 이렇게 읽게 된 것을 좋게 생각한다. 기쁜 일이 몇 가지 있다. 다른 하나는 내 마음에 관한 것. 피로한 몸에 관한 것. 그리고 일기를 쓰고 있음. 피로는 조금 풀렸다. 담배를 피우긴 하지만 술을 줄였고 얼마간 휴식한 덕에 몸은 좀 피로에서 벗어났다. 정신이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찌되었건 몸의 일부이므로 좋은 상태이다. 마음에 관한 것은, 일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좋게 하고 있다. 그 자체로 기쁘다. 쓸 수 있는 언젠가가 곧 다가올 것 같다. 윤이형의 개인적 기억을.. 2019. 1. 27.
2017년 11월 14일 토사물을 바라보는 나 2017.11.14. 화요일날씨. 확실히 춥다. 추울 걸 예상하고 옷을 한참 껴입고 나가니 실내에선 퍽 더웠다. 내일부턴 영하의 기온인가보다. 추워진다. 우리는 잠깐씩만 깨어있다. 대부분은 습관 같다. 어떤 행성의 궤도를 이탈한 돌덩이는 중력 바깥으로 떨어져나갈 때 까지는 조금 깨어있지만, 곧 습관처럼 또 다른 행성 주위를 맴돌기 마련이다. 습관이 나쁜 것 같지만, 습관이 없다면? 궤도를 벗어난 돌덩이가 어떻게 되는지 보라. 나은 삶에 가까워진다는 것은 더 친근한 행성으로 적을 옮기는 것과 같다. 나는 아주 잠깐 깨어있고, 그 순간 혼신을 다해 궤도를 이탈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부분을 습관에 의존에 살고있음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항상 깨어있을 수는 없다. 그건 힘이 많이 든다. 우연한 계기로 윤이형의.. 2019. 1. 27.
2017년 11월 13일 모텔에서의 나 2017.11.13. 월요일. 오늘은 장소까지 적어볼까 한다. - 모텔이다. 날씨. 날이 추울걸 예상하고 따뜻하게 입어서 그런지 목이 조금 추운 것 빼고는 다닐만 하다. 아, 가장 따뜻할 때 돌아다녀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별안간 나는 글쓰기를 인생의 구원으로 여기고 있다. 웃기지 않나. 하지 않는 것. 갖지 않은 것을 삶의 구원으로 여긴다는 것이 말이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구차하지만 사족을 달아놓는다. 짧다. 그리고 우습다. 산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다. 우습다는 것은 세상이 만만하다는 말이 아니다. 삶은 짧고, 한 번뿐이고, 그렇기 때문에 쉽게 우스워진다. 나는 세상일에 간단히 겁을 먹는다. 정말 모양 빠지는 일이다. 세상이 이렇게 우습기 때문에 나는 곧 정말 우스운 사람이 된다. 글을 쓰는 것을 .. 2019. 1. 27.
2017년 11월 4일 오후 8시 51분 입시와 나 2017.11.04. 오후 8:51 날씨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낮에는 덥다는 인상이 강했는데 외투를 챙겨 입어도 새벽이나 밤 즘에는 팔다리에 쌀쌀한 바람이 스민다. 춥다는 생각을 한다. 일기를 써봐야지 싶은 생각을 참 많이 했는데, 막상 쓰질 않았다. 방이 너무 따뜻하다. 요즘은 그런 느낌이 든다. 어떤 허튼 소리가 되었던, 어떤 불순한 목적이었던 간에 글을 쓴다는 것에 매달리던 때가 있었다. 아마 2016년 여름에 순전히 살아만 있다는 사실에 회의를 느낀 이후가 아니었을까 싶다. 아니다, 그 이전에도 참 많이도 그랬구나. 지적 허영과 대단한 것으로 가장한 자존감이 감싸고 있던 내 내면은 문구용 수수깡처럼 가냘프고, 쉽게 부러지고, 값싼 것으로 이루어져있었고 그 사실이 견딜 수가 없을 만큼 두려웠으니까... 2019. 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