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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와 글쓰기101

2019년 4월 26일 하루를 세는 나 나는 그의 말을 기억한다 나는 그 말을 기억하고, 그 말이 왈칵 쏟아져나오는 입을 기억하고, 쏟아진 말을 쥐려 흔들리듯 뻗는 팔을 기억한다 구역질을 하고도 가슴에 미처 나오지 못한 말이 있는지 그 사람은 팔을 몸 가까이 끌어안고 우는 소리를 냈다 나는 그 장면들을 기억하면서 그가 하려던 말이 죽여달라는 이야기였는지, 여기 있는 것이 죽어있는 것과 다르지 않으니 꺼내달라는 이야기였는지 생각했다 그는 걸음이 자유롭지 않았지만 단 한번도 필요 이상으로 부축을 받는 법이 없었다. 또 그는 나를 보면 눈물도 나오지 않는 눈으로 몇 번씩 어린 아이처럼 울었다. 하지만 나는 그 사람을 여전히 강인한 사람이라고 기억한다. 나는 그러니까 그 말들은 어쩌면 죽여달라는 이야기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 나는 하루를 세.. 2019. 4. 26.
2019년 4월 18일 기뻐서 쓰는 어제의 일기 2018년 4월부터 나는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틀이 잡힌 것은 7월 정도인 것으로 기억한다. 영어 실력은 원래 아주 없었다. 공부하기기 싫어서 학교 다니는 내내도 쭉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얼마간의 영어 실력이 상식 내지는 기본 소양으로 취급 받는 동안 나는 늘 허영을 유지하기 위해 아는 척을 하는 대신 모르는 내색을 하지 않고 살았다.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고 하지 않는가. 나는 언제 얼마큼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지금 나는 차라리 타인의 욕망일지언정 나를 강하게 끌어당기는 욕망은 기를 써서 충족시키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난 꽤 학벌주의자이면서 속물이므로, 고졸로 남아 자위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나는 그에 대해 수많은 생각들을 해왔지만, 어찌되었건 나는 여전히 자.. 2019. 4. 18.
2019년 4월 16일 화요일 나를 깨워준 여호와의 증인 한 주 내내 초저녁에 잠을 자는 바람에 결국 새벽까지 깨있고 말았다. 꼬인 생체 시계를 맞추기 위해 오후 1시가 넘어 깬 날 자정이 조금 넘어 잠을 청했다. 알람을 아침 7시에 맞췄다. 당연히 7시에 못 일어났다. 한 시간마다 깨서 다시 잤다. 일어나야지 하면서도 생생한 꿈에 짓눌려 몸을 움직이기 어려웠다. 아침 11시를 항해 달려가는 시간. 누군가 집 현관문을 두드렸고 개가 짖기 시작했다. 아마 어제 주문한 책이리라. 바쁜 택배 기사님이 문 앞에 두고 가신 거라고 생각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현관르로 나갔다. 문을 열었는데 택배가 없었다. 계단참에 나에게로 허겁지겁 내려오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종교 전단을 건넸다. 나는 화가 나서 성질을 냈다. 왜 문을 두드리시냐고. 내가 방문 포교를 싫어하는 사람이.. 2019. 4. 16.
2019년 4월 11일 각자의 걸음으로 가누나 2019.4.11 목요일 날씨: 이보다 밖에 나다니기 좋은 날씨가 있을까 싶지만, 날씨가 좋다고 나다닐 일이 생기진 않는다 Who would you look at when you're in a gym. It might me some buff guys or some old men walking on a treadmill. but the only thing we have to focus on is that anyway they're working out on their own ways which fit them. 2019.4.11 오후 2:24 2019. 4. 11.
2019년 4월 9일 요양병원에서 본 것 2019.04.09 화요일 날씨: 날이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 저녁부터는 퍽 추웠다. 병원 두 군데와, 어떤 대학가를 돌아다녔다. 오늘이 유난하다고 느껴질만큼, 오늘 나는 친절한 사람들만 만났다. 이상한 날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건넸다. 그 중 한 곳은 요양병원의 집중치료실이었다. 노인들이 누워있었다.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어 보였다. 나는 주변을 짧게 둘러봤다. 병실에 오면 나는 이렇게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본 짧은 시간보다도 더 찰나에, 늘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이제는 9년도 넘은 것 같다. 그 병원의 중환자실은 환자용 엘리베이터만 오가는 곳이었다. 계단으로만 중환자실 대기실로 갈 수 있었는데, 나는 어떤 숨겨진 방을 찾아가는 것 같.. 2019. 4. 10.
2019년 4월 1일 변신 합체 하는 나 2019년 4월 1일 날씨: 이게 꽃샘 추위인가? 날이 한창 풀리다가 주춤한다.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 예보는 며칠 내로 봄이 찾아올 거라고 한다. 일체의 미화 없이 내 맨얼굴을 바라볼 때 느끼는 감정들은 훌륭한 글감이 된다. 내가 쓴 글 중에서 유독 애착이 가는 것은 그런 글감으로 써낸 글이다. 그런 글을 쓸 때는 적당히 고쳐쓰거나 그냥 숨기고 싶은 것들이 정말 많이 떠오른다. 이를 내놓는다는 건 마치 실패한 요리의 조리 과정을 생중계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내 삶에서 이만큼 나를 뿌듯하게 만드는 일은 없다. 변신 합체 나는 전교생 수가 적은 시골 초,중학교를 다녔다. 초등학생 때 과학의 날 행사를 하는 날이었다. 보통은 글라이더, 고무동력기가 대세였고 글짓기나 그림그리기도 참여자가 많은 축이었.. 2019. 4. 1.
2019년 3월 20일 자기 위해 일기 쓰는 나 2019년 3월 20일 수요일 날씨: 비가 왔다. 예보에서 기온이 높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 옷을 얇게 입었다. 추웠다. 노래가 다 끝났는데도 잠이 오지 않는다면, 일어나서 침대 밑을 봐. 나는 오늘 집에 오다가 누군가가 쓴 이야기의 단면을 만났다. 연립주택의 입구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의 이야기였다. 그는 그곳에서 한참을 서 있다가 창문을 보기 위해 현관에서 멀찍이 떨어졌다. 그는 아주 어렸다. 그는 끝내 그곳에 돌맹이를 던질 용기를 내지 못했다. 나는 아이가 되어 돌을 쥐는 상상을 했다. 거의 모든 사각형의 창문에서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그 사람이 서있던 자리에 서서 불이 꺼진 집의 창문을 봤다. 그 집의 창문은 밝은 벽면의 벌어진 틈처럼 보였다. 나는 그 캄캄한 곳으로 돌을 던져 넣을 엄두가.. 2019. 3. 20.
2019년 3월 18일 열등한 나 2019년 3월 18일 월요일 날씨: 일교차가 조금씩 줄어든다. 어떤 계절의 꼴을 갖추는 느낌이 든다. 서론 나는 열등해. 그 앞을 꼭 채우는 말이 있다. 나는 이만큼 했지만, 이정도는 누구나 다 해. 그래서 나는 열등해. 대단한게 아니니까. 내 삶은 그다지 대단하지가 않으니까. 이 생각은 학창시절부터 나를 많이 괴롭혔다 그맘때 연애도 해보면서, 나는 내가 사랑을 받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았지만, 이 열등한 마음은 좀처럼 내가 구원 받는 꼬라지를 두고 보지 않았다. 상대에게 어떤 구원을 갈구한다면, 그 관계는 곧 병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내가 병들어 죽는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1장 실용음악 입시 나는 노래하는게 좋았다. 죽을만큼 노력해도 노래로 돈 벌어먹고 살 정도는 아니라고 확신한다. .. 2019. 3. 18.
마포대교와 마포대교를 걸어 지나는 사람들 고등학생 때, 갑자기 마포대교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습시간에 마음이 답답하면 자살명소 같은 말들을 인터넷에 검색해보던 시기였다. 그 때 나는 자살하고싶다는 말을 혼잣말처럼 해대었지만 그건 사실 막연한 농담이었다. 그저 너무 멀고 터무니 없어서 기분 전환을 하기 위해 했던 말이었던 거다. 나에게는 이따금 좋은 일도 있었고, 무엇보다 무언가를 저지르기에는 무력했으므로 어떤 구멍에 완전히 빠지지 않은 채로 고등학교를 마칠 수 있었다. 나는 당시에 마포대교를 찾아갔다. 나는 마포대교가 (가보지도 않은)남산타워 같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어떤 역에서 나와 그저 걸었고 직접 본 마포대교는 그냥 다리였다. 그리고 다리에서는 '자살 명소' 스러운 것들이 나를 반겼다. 그것은 어떤 문구나 사진. 높고 매끄럽.. 2019. 3. 16.
2019년 3월 9일 멍게와 나 2019년 3월 9일 토요일 날씨: 잘 모르겠다. 몸을 움직이기 위해 뇌가 발달했다는 추측이 있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 그 예시로 멍게는 유생일 때 뇌를 가지고 있다가, 바위에 정착해 더 이상 이동할 필요가 없어지면 뇌를 소화시킨단다. 나는 뭘 이것저것 하려다가도, 일단 침대에 누우면 생각이 없어지는 경험을 흔히 한다. 그리고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면 잡생각이 사라지고 생각이 명료해지는 경험도 자주 한다. 그래서 나는 이것이 얼마큼 과학적 검증을 거친 이야기인 줄은 모르겠으나 꽤 신뢰하고 있다. 누워서 특별히 별 거 하지 않고 무기력하게 있을 때면 멍게가 되어 뇌를 먹어치우는 상상을 한다. (물론 멍게가 뇌를 입에 넣고 씹어서 삼키는 건 아니다.) 그렇게 뇌를 먹어치우면 차라리 잡생각은.. 2019. 3. 10.
2019년 3월 8일 코끼리와 나 버스 티비에서 가벼운 오락을 목적으로 흥미로운 영상들을 보여준다 코끼리와 아저씨가 피아노를 함께 치는 영상이 있었는데 내 기억에는 코끼리가 빠른 박자에 맞춰서 고개를 절도있게 흔드는 장면이 있었다. 오늘 다시 보니까 그런 장면 없더라. 아마 꿈 꿨나봄 내 기억 중 진짜는 어디까지인가 2019. 3. 8.
2019년 3월 3일 어떤 시간과 나 2019년 3월 3일 일요일 날씨: 안 나가봐서 모르겠다. 급체 했을 때. 혹은 술을 너무 많이 마셨을 때. 고열로 꿈과 현실을 바로 구분하지 못한 채 누워만 있을 때. 내 시각이 몸을 벗어난 무언가를 악몽처럼만 비추고 있을 때. 나는 시간이 그저 흘러가길 빌고 있다. 가슴에 구멍이 뚫렸다던지 하는 느낌. 하늘로 붕 오르려다가 맥없이 추락할 때, 그다지 대단하지도 않은 그 높이가 어찌나 아찔하고 아프게 느껴지는지. 내 살이 닿는 부분은 속절없이 현실이다. 머릿 속에서 무언가가 끊임없이 재생되고, 나는 답할 수 없는 질문에 변명을 하느라 온 힘을 쏟고 있다. 고작이라고 내놓은 답에는 내가 답을 하게 될테니 이것은 그냥 추하기 짝이 없는 나의 독백으로 남을 것이다. 어떤 하루에는 나는 술을 마셨고, 내가 추.. 2019. 3. 3.
2019년 2월 24일 개와 나 2019년 2월 24일 일요일날씨: 따뜻해졌다. 외투없이 외출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교차는 크다. 나는 개를 생각하면 마음이 불편하다. 개는 D가 아팠던 9년 전 A가 데려왔다. 개를 대하는 A를 보면 A가 주변을 어떻게 대하는 지 알 수 있었다. 언제까지나 자신의 방식으로. 상호 작용은 없다. 나는 그것이 싫다. 개에게는 산책이 필요하고, 적당한 관심과 간식, 그리고 이런 시간들을 함께 할 누군가가 필요하다. 나는 이 개를 집 안에 가두어놓고만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개는 사람이 아니므로, (심지어 나는 사람들의 내면 또한 헤아리기 어려워하므로) 개의 감정을 읽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개의 행동은 관찰하지 않을 수가 없다. 행동에서는 매 순간 불안과 무력함이 비친다. 나는 항상 어떤.. 2019. 2. 24.
2019년 2월 19일 등장인물인 나 눈이 많이 왔다. 그리고 여전히 오고 있다. 사진을 찍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10층에서 손을 내놓기 어려운 창문을 열어 핸드폰을 내밀었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사진을 찍었다. 어떤 사진은 사진에 담긴 장면보다도 사진을 찍는 나의 장면이 선명하게 담긴다. 나는 가끔씩 묘한 경험을 한다. 예를들면 내가 기억하는 어떤 이야기 속의 나와, 타인이 기억하는 이야기 속의 내가 만나는 순간 같은 것 말이다. 부끄러운 사연으로 밖을 하염없이 걷던 나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보았던 어떤 사람도 있었고, 오로지 낯선 타인으로만 있었(다고 기억하)던공간에서 누군가가 나를 친밀하고 익숙한 존재로 기억하고 있던 때도 있었다. 나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언제나 타인과 분리된 외로운 자아지만, 어떤 이야기 속에서 나는 사교적이고 이상.. 2019. 2. 19.
2019년 2월 17일 나 그리고 나 입술이 유난히 빨갛다.누군가의 세상은 허무감 위에 세워져있다.쓰레기를 남겨놓는 사람을 다시 만났다.약속도 없이 누군가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것은 대단한 우연이 아니라 내가 어딘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일 가능성이 높다. 허기가 진다. 아직 주린 배에 얼만큼의 음식이 들어갈지는 모른다.나의 폭력을 주시해야하는 이유는, 내가 폭력적이기 때문도, 나보다 가냘픈 타인이 존재하기 때문도 아니다.그 이유는 언제까지나 내가 타인의 고통을 느낄 때만 남아있다. 타인의 고통을 헤아리는 것을 다른 욕망의 재원으로 쓰는 것들을 보라.그들은 심지어 그것으로 성욕도 채운다. 나는 불쾌함을 느낀다. 불쾌의 이유는 없다. 느낌은 그저 판단의 확실한 근거를 내놓을 뿐이다. 2019.02.17 PM.11:49 2019. 2. 17.
2019년 2월 12일 요즘 느끼는 것 알다시피 삶은 의미가 없다. 하지만 끊임없이 설명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종종 내 삶을 설명하는 기능이 멈추어 있는 느낌을 받는다. 내 삶은 죽지 못해 사는 것들로 인해 망가진다. 나도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나았지만 이렇게 살아있고, 나는 나를 설명하는 기능이 멈추지 않으면 좋겠다. 2019. 2. 12.
20180820 나의 음울함에 대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았다 교통사고에 대한 경험을 이런 방식으로 기억하진 않을 거다. 나는 나의 경험들을 더 자세히 기록하고 싶다. 어쩌면 이것들이 견딜 수 없을 만큼 힘든 일이 아니라 가능한 것일 지도 모른다. 나는 여전히 내 얘기가 영화에 등장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무대에는 갑작스레 찾아온 불행만이 오른다 보다 눈에 띄고, 설명할 수 있는 것들. 사람을 한순간에 죽음으로 몰고가는 것들 하지만 나의 이야기는 어디서 시작해야할 지도, 어디에 마침점을 찍어야할 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시작하지도 않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며 끝을 원하는 것이 나약한 스스로가 만들어 낸 환상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이건 충분히 나에게 힘든 일이며 물살이 거세서가 아니라 .. 2019. 2. 12.
20180106 기록 아침 알람 밤새 유리잔을 휘젓는 소리가 들렸다 약에 취해 자폐아처럼 소주와 오렌지주스를 섞고 있을 네가 떠올라 나는 넌더리가 났다 아침 알람같은 것들에겐 실은 화를 낼 수가 없는 거다 근데 왜 하필 그게 쉬이 섞이지 않는 꿀물이었는지 목을 축일 짐승새끼가 나였는지 눈치 없이 주말 아침에 울어대는 알람에게는 욕을 해도 되었는데 2019. 2. 12.
20180109 기록 실은 초저녁 그 날 기적처럼 모두가 잠들어 당신이 죽어버렸다면 나는 당신을 다르게 기억했을지도 모른다 터무니없는 슬픔에 웃음이 나듯이 당신이 없는 자리에 납덩이같은 낭만이 자라야했는데 제 몸을 일으키지 못하는 노인을 매 시간 일으켜주는 것은 솔직히 금방 싫증이 나는 일이잖아 그러니까 이제는 노인이 되기 전에 죽어버린 것들을 낭만이라고 부르자 2019. 2. 12.
20171230 기록 하늘이 끓어오르다 만 잿물처럼 있다 빗물을 후둑 토해내지 못하고 도심을 비껴 걷는 대머리들의 머리칼이 가여워 비가 영영 오지 않는다고 한다면 빗물보다는 착란에 빠져있는 것이다 어린아이가 행여 밥을 굶을까 걱정하는 것 차도에 드러누운 사내가 차를 우습게 여길 거라 생각하는 것 광기을 지탱하는 것은 광기가 아니다 착란에 빠져도 쏟아지는 것들이 있다 고개를 쳐들어보니 서럽다 비가 내리기 직전 하늘을 바라본 적이 있다 2019. 2. 12.
20171229 기록 그의 입에서 딸국질처럼 개판이라는 말이 나온다 곧 이어, 배차 시간이 몇 분이에요 녹음기같다 그는 모두 안다 정신이 박약한 그의 귀는 배차 시간이 개판인 정류장의 녹음기다 조용히 좀 하세요 녹음기는 녹음기에게 한 말마저 녹음한다 잡음이 떠나면 그는 침묵한다 2019. 2. 12.
20171207 기록 죽은 사람이 거기 있다 죽은 사람은 죽어가는 사람만큼이나 흔하다 살아있는 사람은 그보다 적지만 마찬가지로 흔해 빠져서 이제는 고민이 생긴다 땅바닥은 움푹 꺼지기보다는 치받쳐오르는 모습이 익숙하다 꼭대기에 내걸린 땅바닥 위에 공처럼 얽힌 것들은 시신으로 보아야할까 죽은 사람으로 보아야할까 썩어 부풀어오르는 피부의 결을 유심히 보고 있자면 숭고함을 느끼기 전에 구역질이 난다 살아있을 때 제 몸을 방부제에 절여두는 일은 미덕이라기보단 의무다 그건 이제 신성하지도 않다 2019. 2. 12.
2018년 마지막 날의 나 12시가 한참 넘었다. 허기가 졌다. 뭐라도 입 안에 넣을 것을 찾아 어슬렁 대다가 비닐봉투 속에 들어있는 밥을 봤다. 최대한 조심히 봉투를 열어 수저를 넣었다. 급하게 밥을 꺼내 입에 넣다가 밥을 흘렸다. 작은 밥 몇 덩어리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밥이 상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냉큼 개가 달려와 밥을 주워 먹었다. 나는 개의 엉덩이를 너무 세게 때렸다. 내가 입에 한가득 물고 있는 상한지 의심스러운 밥과 부엌 오만 곳에 흘린 밥들, 그리고 그 와중에도 떨어진 밥알을 찾아 물고 도망가는 개. 무엇이 마음을 비참하게 만드는 지 모르겠다. 2019. 2. 12.
Monday 11th Feb 2019 me depressed P.M. 3:23 I'm on duty now. How can I live without these feeling which makes me feel like hopeless.I used to think there will be nothing keeps me doing something. Hopeless mind. It's only keeping me stop thinking about what makes me depressed and How I can shake off these kind of stupid minds.There is a few things in the police line. All I can do is just to keep to suspect of them uselessly. I de.. 2019. 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