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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14일 입이 없고, 몸이 없는 안녕하세요.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아니면 고맙습니다. 이렇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싫어요. 나는 이렇게도 말할 수 있어. 나는 누군가 버려놓은 파편들이 엉겨붙은 모자란 짐승이니까. 그러니까 때로, 내가 이걸 알아서, 정작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면. 이야기를 할 수 없고, 노래를 할 수 없고 나를 이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그 무엇도 없는 거라면 입이 없고 몸이 없는 나는 무엇이겠니. 너라면 살아있는 대신에 무얼 하겠니. 2020.03.14 p.m 3:35 2020. 3. 14.
늙어 죽은 모두의 이야기를 사랑합니다 더 이상 상처받을 수 없는 이야기를 사랑하다니요. 이보다 비겁한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살아서 몸부림치는 모두의 이야기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이보다 힘든 일은 없습니다.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은 다른 건 다 좋지만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은 2020.03.05 p.m 8:06 2020. 3. 5.
2020년 2월 10일 내가 왜 그랬지? 내가 왜 그랬지? 하고 의문하는 순간이 있다. 그러니까, 지나고보니 앞뒤가 맞지 않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일을 내가 저질렀다는 이야기다. 그 의문은 수렁과도 같아서, 내 온 신경들을 질퍽이는 흙속에 파묻고 발버둥치게 한다. 그 발버둥이란 요컨대 '변명' 이다.나는 교활한 인간이다. 내가 무언가 터무니없는 잘못을 했다는 느낌을 해치우기 위해 끌어오지 말아야할 근거들을 가져온다. 나는 엄밀하게는 아무 상관도 없는 것을 들먹이며 '그럴 만했다' 라던지, 나아가 '같은 상황이 오더라도 그럴 것이다' 는 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는다. 나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내 스스로가 무결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변호인이기 때문이다. 막연한 불쾌감과 불안함. 이것이 내가 잘못을 바로 인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원.. 2020. 2. 10.
나의세습 답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무언가를 믿는다 무언가를 믿는 사람들은 아이를 낳는다 어떤 사람들은 자살을 한다 믿음을 준 사람들은 죽어서는 안 된다 어떤 사람들은 믿지도 답을 내리지도 못하고 있다 2019. 10. 5.
망각과 트라우마 축복과도 같은 망각의 궤도에서 이탈한 기억들 2019.09.30 오전 8:49 2019. 9. 30.
확증 편향의 기능 https://manydifferent.tistory.com/137?category=1034896 2019년 8월 11일 제목은 없는 것이 제목인 것 야구 고척스카이돔 야구장에 다녀왔다. 두산과 키움의 경기. 10:2로 두산이 졌다. 야구장은 교회랑 닮았다고 생각했다. 크고, 사람이 많고, 정렬되어있고, 노래가 나오고, 율동을 한다. 차이가 있다면 야구장의 사.. manydifferent.tistory.com (질서 단락 참조) 칵테일 파티 효과와 새 언어를 익히는 능력. 내 눈에 보이는 질서. 확증 편향은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의 일부가 아닐까? 끊어진 음성과 입모양, 표정만 보고도 우리는 이야기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이것은 발화자의 의도와 잘 맞아 떨어진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우선.. 2019. 9. 30.
아침 버스와 임계치의 노력 여유로운 보폭으로 걸어서 10분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정류장이 있다. 버스가 3분이 남은 것을 확인하고 정류장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저 멀리 모퉁이를 돌면 버스 정류장이 나온다. 이제는 숨이 차서 걷고 싶어진다. 버스는 1분이 남았다. 걷기 시작하면, 내 아침의 노력은 허사가 된다. 노력의 임계치와 빠듯한 마감 시간이 존재하는 일은 사람을 힘들게 한다. 2019.09.30 오전 8:35 2019. 9. 30.
월요병의 원인 심리적 요인도 물론 크겠지만, 월요일이 일요일 다음 날이라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두 번째 휴일. 5일의 생활 패턴이 완전한 붕괴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하는 첫 째날. 2019.09.30 오전 8:29 (월요일) 2019. 9. 30.
2019년 9월 26일 My theory 노화는 두려운 것이다. 세간에 의하면 서른의 아침은 스물의 아침과 다르며, 근래에 이르러서는 스물다섯의 아침도 스물과 다른 것이 종종 목격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산업화를 위시로한 문명의 고도 발전은 의학의 눈부신 발달에도 불구하고 노화를 앞당기고 있는 것이다. 나는 노화에 대한 두려움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나날들을 보내왔다. 대자연의 섭리 앞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왜 이렇게까지 노화가 앞당겨진걸까. 이는 노화가 진행 중인 자의 생생한 증언이다. '20살에는 밤새 술을 마셔도 멀쩡하더니, 스물 셋이 되니 밤이 되면 피곤하더라.' 속세를 떠도는 노화를 목도한 이들의 증언은 숫자만 바꾼채로 세상을 떠돌고 있다. 나는 그것들을 모두 소개하지는 않기로 했다. 다만 나의 의문에는 답이 필요하다. 왜 어.. 2019. 9. 26.
텐트와 우리의 영역 몸집이 너무 커져서, 더는 둘이 한 텐트에 (물리적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그제야 새 공간을 마련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텐트는 각자 쓰자 주의자다. 2019.09.15 오후 2:27 2019. 9. 26.
내 인생의 오답노트 플랜 내가 규범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보았을 때 (가치 판단의 기준이 온전히 나에게 있을 때) 행위 이후에 즉각적으로 불쾌한 감정이 든다면, 그것은 하지 말아야하는 것이다. 2019.9.24 오전 9:03 2019. 9. 26.
음악에 있으면 하는 것 노랫말을 부르다가 아니, 하고 쉬어가는 부분이 있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노랫말을 고쳐부르고 싶을 수도 있으니까. 틀리는 부분도 있으면 좋겠다. 사실 존나 틀리는게 맞으니까. 2019.09.26 오후 10:24 2019. 9. 26.
우리가 잘 지내는 법 우리가 서로에게 좋은 독자이면서, 또 좋은 저자라면. 우리는 잘 지낼 수 있을 거야. 2019.09.26 오후 10:21 2019. 9. 26.
버스와 구두와 보수 버스와 구두와 보수 출근길 버스입니다. 나는 자리에 앉아있습니다. 자리를 얻지 못하고 서있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차가 흔들립니다. 버스의 모두가 흔들립니다. 서있는 누군가는 앉아있는 누군가보다 큰 폭으로 흔들립니다. 그들의 경직된 다리는 대나무살처럼 뻣뻣하게 휘어있습니다. 나는 누군가를 발견합니다. 그 사람은 노인처럼 보이기도 하고, 장애인, 혹은 그냥 좀 힘들어보이는 사람, 어쩌면 너무 건강해서 날 업어줘도 문제없을 것 같은 건장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내가 양보 교육을 잘 받은 탓일까요?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데 나는 자꾸만 그 사람이 신경쓰입니다. 마치 내가 서있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 다리가 활처럼 휘면, 내 다리에 힘이 들어갑니다. 나는 결정합니다. 나는 앉기 위해서 일.. 2019. 9. 26.
2019년 9월 22일 나로 이해하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나와 같은 행동 양상을 보이는 것이 아닐까? '나' 로 타인을 이해한다면, 타인은 '나'의 무수히 많은 확장이다. 각자를 이루는 세부 사항은 다르겠지만, 이런 관점에서 보편적인 존재 '나'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기억은 타인에게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기억일 가능성이 높다. 본인에게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기억을 타인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한 명의 사람은 여러 경험과 그와 관련된 기억들로 이루어진다. 그것들은 그 사람의 가치관을 결정하고 그 사람으로 하여금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나'의 주위에는 다양한 형태의 보편적 타인들이 존재한다. '나&#03.. 2019. 9. 22.
이 계절에 대한 단상 가을이 되면 이랑을 들어야한다 2019. 9. 19.
나와 내 감정이 있고 색채가 있는 시간 내 주위에 공간이 생긴다 2019.09.76 오후 10:31 2019. 9. 16.
2019년 9월 16일 뭐가 달라졌 나 날이 시원해지고 있다. 이틀 후면 최고기온이 5도 가까이 떨어질 거다. 나는 그게 좋다. 지독하게, 하기 싫은 건 안 했다. 시키는 건 잘 안 했다. 다들 공연히 하는 것도 안 했다. 그런데 요즘 그렇게 안 했던 것들이 하고 싶다. 좋은 점들이 보인다. 사람한테 정 붙이는 걸 안 했다. 상대방이 날 딱히 좋아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내 얘기를 하는 것이 시덥잖다고 생각했다. 이야기를 늘어놓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잘 포장할 수 없거나, 잘 포장될 수 없는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고 했다. 말을 많이 하면, 죄책감이 들었다. 나는 스무 살 이후로 새로 사귄 친구가 없었다. 나는 카카오톡이 없다. 연락처를 지운다. 굳이 먼저 연락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에 친구가 생겼다. 나에 대한 수많은 이.. 2019. 9. 16.
신과라로 어떤 사람들은 로또 번호를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만약 로또 번호가 정말 예측 가능한 거라면 로또는 신뢰를 잃을 거다. 로또를 할 이유가 없어진다. 그런데도 그런 믿음을 가지고 로또를 하는 사람들은 뭘까. 선민의식이랑 비슷한 거 아닐까. 그들의 세상에는 본인만 알 수 있도록 쓰여진 의미있는 규칙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만약 이 세상에 어떤 의도가 있는 거라면 내 두 다리만 멀쩡한 이유는 뭐냐 신은 없는 거면 좋겠다. 2019.09.07 오후 7:30 2019. 9. 7.
19.09.07 the progression https://www.reddit.com/r/toptalent/comments/d0106l/the_progression_of_getting_a_perfect_loop/?utm_source=share&utm_medium=web2x The progression of getting a perfect loop Posted in r/toptalent by u/LetsFindSomeTalent • 82,415 points and 1,782 comments www.reddit.com This video contains the progression of getting something better. The man wanted to succeed this kickboard trick. What I love is the .. 2019. 9. 7.
고추사냥꾼이나타났다! -1- 고추사냥꾼들이 고추를 사냥하는 이유는 다양했다. 합리적이지도, 일관적이지도 않은 그들의 행태에 고추가 있는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흉악무도한 범죄자들! 하지만 그들의 범죄에는 의문점이 하나 있었다. 고추사냥꾼들은 고추를 사냥해 고춧가루를 만들지 않았다. 그들은 사냥한 고추를 꼭지를 따 모두 저잣거리에 걸어두었다. 고추방범장치가 잘 팔렸다! 2019.09.07 오후 12:28 2019. 9. 7.
수학공부하면서배우는것 연결하는 법 제외하는 법 2019. 9. 7.
2019년 9월 7일 자두를하나먹었다나의단면은어디에나있다우리는사실커다란하나의살덩이에서떼어져나온흉측한팔다리들일지도모른다나는내말에내가대답을하려다만다나의단면은어디에나있다그러니까사실은모두나일지도모른다나는본래우리가하나라는감각을찾아가는중일거다나는그렇게믿는다 2019.09.07 오후 12:16 2019. 9. 7.
인간의몸과오만과단어스무개 우린 몸이 다 비슷한데 본인이 특출난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오만이다. 단어 스무 개를 하루에 외우기 벅차다면 열아홉 개를 외워야한다. 이것은 내 대가리가 유난히 빡통이라서라기보다는, 우연이나 세습이나 환경이나 불평등이나 대충 그런 것들 중 하나가 이유일 거다. 그러니까 내 대가리가 유난히 빡통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히) 오만이다. 다들 대체로 비슷하다. 2019.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