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과 인생
난 덕질을 해본 적이 없다. 늘 그저 얕게 이것 저것을 아는 편이다. 나는 그게 늘 아쉽다. 덕질을 하는 사람들은 인생을 제대로 사는 사람들 같다. 인생은 터무니 없이 길고, 대부분 외롭고, 또 비어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시간을 그저 응시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나쁜 일도 아니지. 그것들은 그냥 있는 것들이다. 그런 시간들을 응시할 틈 없이, 무언가를 사랑하게 된다면. 밤새 읽고 싶은 책이 있고, 너무나 매력적인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있고, 작가가 있고, 가수가 있다면. 무언가를 조립하고 만드는 것에 빠져든다면.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르고, 사랑하는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러다가 너무 늦지 않게. 어느 순간 죽을 수 있다면. 까맣게 잊고 있던 시간이 나 몰래 찾아올 때까지, 무언가..
2019.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