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260

1960s 오리엔트 주피터 수동시계 ​ 직경 32mm 러그 16mm 수동시계 (태엽을 직접 감아야 한다) 1960년도 생산 ​ ​ ​ 예전부터 사고 싶었던 모델이었다. 수동 시계에 로망이 있었고, 직경 32mm의 작은 시계인 것도 마음에 들었다. ​ ​ ​ 관리가 아주 잘 되어있는 것이 좋은 가격에 올라왔길래 구입했다. ​ 다이얼이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고, 전체적으로 상태가 아주 좋다. ​ 시계 애호가분이 정기적으로 오버홀을 해주었다고 하는데, 아마 다이얼이나 케이스쪽도 관리를 하지 않았나 싶다. ​ ​ 시계줄을 교체하려다가 안 사실인데, 러그 사이즈가 16mm 이다. ​ 현재는 18mm 가죽줄의 러그쪽 부분을 조금 잘라내어 끼워져있다. ​ 아쉬운 것은 내가 착용하기에는 조금 작은 사이즈라는 것. ​ 이제는 직경이 36mm 에서 38mm.. 2020. 6. 26.
올림푸스 OCT-430 카메라 삼각대 ​ 가방이 있다는 것이 큰 장점. 오염 없이 깨끗하다. 사용하지 않은듯 ​ ​ ​ ​ 35cm 팔뚝 정도 되는 아담한 사이즈 ​ ​ ​ ​ 펼치면 약 100cm 까지 늘어난다. ​ 실내에서 쓰기엔 더할나위 없는 크기와 내구성을 갖췄다. ​ ​ ​ 최저가 기준 배송비 포함 16,000원대 ​ 중고나라에서 배송비 포함 8,000원에 구입했다. ​ 찍어보고 싶은 것이 생겨서 스마트폰 홀더(클램프)도 조만간 구입할 예정이다. ​ ​ ​ 2020년 6월 26일 오후 2시 38분. 2020. 6. 26.
리코 쿼츠 591110 시계의 내부 (cal.9J) ​ 무브먼트 이름이 9J 인듯 하다. ​ 비싸지 않게 산 시계라, 텅 비어있을 줄 알았는데 쿼츠인데도 뭔가 꽉 차있다. ​ 기술없이 시계 속을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아서, 사진만 찍고 얌전히 닫았다. ​ 속이 의외로 예뻐서.. 정이 가는 시계.. ​ ​ 2020.06.26 오전 9시 27분 2020. 6. 26.
오토매틱 시계 오차조정 하기 (7s26 무브먼트) 7s26 무브먼트는 세이코의 대표 저가 무브먼트이다. ​ 구조가 단순해 내구성이 좋다. ​ 하지만 저가인만큼 오차 허용범위가 넓다. ​ ​ ​ Snk789의 7s26 무브먼트 ​ ​ 허용 오차 범위가 크면 제품마다 편차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 일오차 -25초 ~ +25초 인 무브먼트는 ​ 하루에 ​25초가 빨라지는 시계를 고를 수도, 하루에 2초 느려지는 시계를 고를 수도 있다. ​ 이건 순전히 운이다. ​ 하지만 직접 오차 조정을 한다면, 오차가 아주 적은 시계를 갖게 될 수도 있다. ​ Snk789 물론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 오차 허용 범위가 존재하는 이유는, 오차 검수에 드는 비용 때문일 것이다. ​ 오토매틱 시계에는 오차를 조정하는 부품이 있다. ​ 하지만 부품이 너무 예민해서 함부로 .. 2020. 6. 24.
당신의 아래로 흐르는 것 감정이 우선이다. 나는 불쾌하거나, 쾌하거나하는, 피부를 타고 전신을 흐르는 감정을 느낀다. ​ 감정은 피부에 희미하지만 깊은 길을 내어 그 위로 흐르는 생각들을 인도한다. ​ 그러니까 나의 생각은 꼼짝없이 감정의 골을 따라 흐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이렇게 패인 고랑은 또 다른 맥락을 찾으려는 용기를 파묻는다. ​ 하지만 나는 지금이 뭔가 조금 더 복잡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는 생각한다. 나는 생각한다. ​ 나는 생각한다. ​ 너무나 많은 맥락들이 생략되어 두둑을 이루고 있다. ​ 여기에 이르면, 이제부터 감정은 더 이상 내가 아니다. ​ 고랑을 파헤치지 않으면 안 된다. ​ 지금이 뭔가 조금 더 복잡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2020. 6. 24.
시계는 사랑을 싣고2020.06.22 ​ ​ 아름다움은 빛과 시선으로 빚어진다. ​ 나는 공연히 이 시계를 미워했다 2020. 6. 24.
빈티지 오메가 드빌 쿼츠 직경 32mm 러그 18mm Cal.1365 쿼츠 무브먼트 초침 없음 ​ 처음 빈티지 시계에 빠졌을 때, 무턱대고 예지동 시계 골목에 찾아가 구입한 시계이다 ​ ​ 당시 오메가에 꽂혀있었다. 그런데 오메가는 빈티지여도 꽤 고가이다. ​ 안 그래도 고가인데,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오메가 빈티지는 거기에 마진이나 근거 없는 프리미엄까지 붙여서 팔리니, 감히 사기가 어려웠다. ​ ​ 돈 없고 배고픈 아이가 음식점 유리창 너머를 훑어보듯이, 나는 시계 골목의 쇼윈도우를 하나 하나 눈으로 탐했다. ​ ​ 마침 오메가나 롤렉스 등 고가의 빈티지를 취급하는 시계 가게들을 찾았다. ​ 당연히 돈도 없고, 뜨내기로 보였을 것이라 그곳 상인들은 나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다. ​ ​ 그렇게 두어번 같은 자리를 돌며 시계들을.. 2020. 6. 24.
세이코 쿼츠 시계 ​ 직경 32mm 러그 18mm 1980.09 생산 쿼츠 ​ 좋아하는 빈티지 시계 스토어에서 산 시계이다. ​ 기존에 가지고 있던 오메가 드빌 빈티지 시계를 팔 생각이었는데, 비슷한 느낌의 시계가 갖고 싶어서 사두었다. ​ ​ 기존의 붉은 느낌이 나는 가죽줄을 떼고,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한 카키 나토밴드를 사용했다. ​ 예쁘고 가벼운데 다이얼이 깔끔해서, 편하게 차기 좋다. ​ 나토줄이 저렴한 것이라 조금 멋이 안 나는 부분도 있다. ​ 요즘엔 자주 안 차게 된다. 2020. 6. 24.
리코 쿼츠 청판 591110 ​ 빈티지 리코 ​ 모델 코드 591110 쿼츠 날짜 표시 ​ ​ ​ 빈티지 쿼츠 시계들을 일괄로 구입한 적이 있다.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이 시계만 남기고 나머지를 팔았다. ​ ​ 당시 같이 샀던 시계들인데, 모두 저렴하게 판매했다. ​ 처음에는 1,2번 메탈 세이코 쿼츠시계가 예쁠 줄 알았으나, 의외로 실물이 예쁜 것은 이 시계였다. ​ ​ 원래는 저가의 새 인조 가죽줄이 달려있었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 떼놓았다. ​ 그리고 나중에 사진 속의 메쉬밴드를 샀는데, 그게 꽤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리코 시계에 달았다. ​ ​ 저 메쉬줄이 시계보다 비싸다. ​ 리코는 카메라로도 유명한 회사인데, 이제 시계는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희귀하지만 인기가 많거나 고가의 시계는 아니다. ​ 파란 얼굴도 마음에 들고.. 2020. 6. 24.
세이코5 snk789 오토매틱 ​ ​ 세이코 snk789 ​ 직경 38mm 러그 18mm 3 기압 방수 7s26 무브먼트 (핵기능 x 수동감기 x) 시간 요일 표시 (스페인어, 영어) 일오차 +-25 이내 시스루백 파워리저브 43시간 이하 ​ ​ 오토매틱 입문으로 유명한 snk789 이다. ​ 나는 크로노 그래프도 싫어하고, 난잡한 디자인이나 기능도 싫어한다. ​ 깔끔한게 좋아서 골랐다. ​ Sarb035 ​ Sarb035 가 끌렸지만 가격대가 높았다. 실은 비슷하게 고민한 여러 모델이 있지만, 무턱대고 비싼걸 사봐야, 금방 팔게될 것 같았다. 이제 시계 파는 건 좀 귀찮아졌다. ​ ​ Sarb035 의 메리트는 준수한 마감이다. 물론 실물을 본적 없다. Snk789 는 가격이 낮으니 당연히 전체적인 마감이 나쁠 것이다. 그래서 확인.. 2020. 6. 24.
중고 시계 판매 가이드. (중고나라 편) 잘 파는 법 시계를 산다면 시계를 팔 일도 있을 것이다. ​ 중고나라에 시계를 파는 팁을 공유한다. ​ ​ ​ 1. 가격은 얼마? ​ ​ 현재도 새 제품 구매가 가능한 중고 시계인 경우 ​ (새 제품 가격 - 사용기간) - 세부 상태 = 판매 가격 ​ 현재 새 제품 구매가 불가능하거나, 빈티지 시계인 경우 ​ (구입 가격 - 세부 상태) + 희소성 = 판매 가격 ​ 으로 책정하면 좋다. ​ 대체로 가격을 크게 좌우하는 것은 제품의 상태와 희소성이다. ​ 인기 모델인 경우, ​ 점검을 받았다거나, 부품이 모두 제 것이거나 한 경우에는 당연히 가치가 올라간다. ​ 그리고 가격을 책정할 때 협상 여부나, 배송비 등을 미리 고려해두는 것이 좋다. ​ ​ ​ 2. 판매 글에는 폼이 있다. 폼만 지켜주면 된다. ​ ​ ​ (시.. 2020. 6. 24.
빈티지 시계 구입 가이드. (중고나라 편) 빈티지 시계를 사고 싶은가? 우리나라에는 빈티지 시계를 살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1. 중고장터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2. 오픈마켓 (옥션,네이버쇼핑 등)3. 빈티지 시계 전문 사이트 (아빠시계, 타임피스 등)4. 오프라인 매장 (예지동 시계골목, 세운상가 등)​-​추가로 해외 판매자까지 고려하면, 이베이나 크로노24 등이 있다.​​​나는 이 중에서 ​중고나라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1. 뭘 파는가?​​쉽게 두 가지다. 여기서는 ​오래 된 시계거나, 매우 오래 된 시계를 판다.​보통 빈티지 시계는 30년이 넘은 시계를 말하고, 10년 이하의 연식을 가진 시계는 그냥 중고 시계라고 볼 수 있다.​여기에서는 빈티지 시계만을 다룬다. 중고 시계 구입 가이드는 다음 회에 다루겠다.​​2. 누.. 2020. 6. 24.
타이맥스 위켄더 ​ 직경 38mm 러그 20mm 인디글로 기능 ​ 무난하고 깔끔한 디자인의 다이얼로 사랑받는 타이맥스 위켄더다. 쉽게 교체 가능한 나토밴드의 매력과 , 새제품이 5만원 안팎이라는 좋은 가성비 덕에 하나 꼭 사보고 싶었다. ​ 나는 물건을 중고로 사는걸 좋아한다. 그래서 중고나라를 뒤져 가장 저렴한 가격 (택배비 제외 만원가량)에 구입했다. ​ 인디글로 ​ 타이맥스 위켄더는 용두를 누르면 시계판에 불이 들어와 어두운 곳에서도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 캄캄할 때도 ​ 이 시계의 공통적인 후기는 초침 소리가 크다는 거였다. 과연, 소리가 아주 컸다. 과장을 좀 보태자면, 예전 벽걸이 아날로그 시계 정도의 소리가 난다. ​ 조용한 환경에서는 착,착,착 하고 큰 초침 소리를 들을 수 있다. ​ 막상 착용해보니.. 2020. 6. 24.
세이코5 actus 7019-8010 ​ 세이코5 actus 직경 36~38mm 러그 18mm 오토매틱 수동감기, 핵기능 x ​ ​ 처음으로 구입한 오토매틱 시계이다. 자동으로 감기는 태엽의 힘으로 작동한다. ​ 1970년도에 생산한 시계이다. 오염된 부분도 많고, 줄이 늘어나 있는 등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것을 저렴하게 구입했다. ​ 외관과 달리 50년 넘은 시계 치고는 일오차 (태엽 시계는 하루에도 몇 초에서 몇십 초씩 오차가 생긴다)가 굉장히 적었다. 그리고 실제로 보면 크기도 내 손목에 알맞고 예뻤다. ​ ​ ​ 꽤 저렴한 가격에 구했는데, 어쩐지 팔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팔아버렸다. 몇 만원 더 받고 팔 수도 있었으나, 장사에는 소질이 없는지 구입한 가격 그대로 팔았다. ​ 상태가 나쁜 것을 사서 세척을 열심히 했으니 돈을 .. 2020. 6. 24.
카시오 CA-53W-1Z 카시오 CA-53W-1Z ​ 카시오 데이터뱅크 시계이다. 계산기 시계라고도 불린다. 가격은 25,000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 손목에 있는 시계 ​ 이 시계는 크리스토퍼 놀런의 '다크나이트' 에서 영화 초반부 은행 장면에서 조커가 착용한 시계이다. ​ 영화 백투더퓨처 ​ 그리고 영화 백투더퓨처에서 주인공이 차고 나온 시계이기도 하다. 듣기로는 영화 특유의 근미래적인 배경을 표현하기 위한 소품이었다고 한다. ​ 나는 당시에 이렇게 마음에 드는 영화에 사용된 시계 에 관심이 많았다. 예쁘고, 특별하고, 심지어 저렴하기까지 했으니 사지 않을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 ​ 이 시계는 러스티 블랙 이후로 가장 많이 착용한 시계이기도 하다. ​ 태안의 해수욕장 ​ 이 시계의 방수 성능은 3ATM 으로, 3기.. 2020. 6. 24.
카시오 A-168WA-1 카시오 A-168WA-1 ​ ​ 2만원 미만의 저렴한 시계다. 손석희 시계로도 불리며, 가성비가 좋은 시계이다. ​ 디자인도 깔끔하고 마감도 나쁘지 않다. 메탈 시계를 차고 싶어 구입한 시계인데, 줄의 품질이나 마감이(당연히) 별로라서 차지 않았다. ​ 메탈은 고무밴드보가 단가가 높으므로 당연한 일일 것이다. ​ 다이얼은 예쁘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른 줄로 교체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사는 모델이다. 인기가 많다. 거리를 돌아다니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 구입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아는 사람에게 판매했다. 2020. 6. 24.
지샥 DW-5600MW-7 ​ ​ 직경 42mm ​ 러그 25mm ​ 200m 방수기능 ​ 스톱워치, 듀얼타임 등 ​ ​ 기능은 러스티블랙 모델과 같다. 같은 시리즈라서 그렇다. ​ 나는 당시 이 디자인을 아주 좋아했는데, 같은 디자인의 하얀색을 갖고 싶었다. ​ ​ ​ ​ ​ ​ 한국에 카시오 지샥 스토어는 이태원에 있다. 한창 하얀 시계를 사고 싶었던 무렵에 이태원에 놀러갈 일이 생겼다. 2017년도로 기억한다. ​ ​ ​ ​ 잘 차게 되지 않아, 판매를 할까도 고민했으나 이 시계는 선물 받은 시계이기도 하고 추억이 있어서 팔지 않기로 했다. ​ 의도를 알 수 없는 사진 ​ ​ 시계는 구입 당시 받은 케이스에 넣어서 보관해두었다. ​ 2020. 6. 24.
지샥 DW-5600MS 러스티블랙 ​ ​ 직경 42mm 러그 25mm 3229 모듈 사용 밀리터리 스펙 ​ 200m 방수기능 스톱워치, 듀얼타임 등 ​ ​ 기본에 충실한 시계이다. ​ 액정은 특이하게 바탕이 검고 글자가 밝다. 반전액정이라고도 불리는데, 깔끔하고 차분한 매력이 있지만 어두운 곳에서는 시인성이 떨어진다. ​ 신촌역 현대백화점에서 구입했고 가격은 110,000원~150,000원 사이로 기억한다. ​ 훈련소에 가기 몇 달 전인 2016년 중순에 구입했다. ​ 당시에 이 시계가 너무 사고 싶어서, 지샥 매장을 한참 찾아다녔다. ​ 하남 신세계에 있다는 말만 듣고, 신세계 휴일인 줄도 모르고 스타필드 오픈 시간에 맞춰 직원인척하고 들어가 매장을 방황한 경험이 있다. ​ 당시에는 10만원 넘는 돈이 참 크게 보였었다. 처음으로 내 .. 2020. 6. 24.
가치의 탄생 (차세대-악광무) 담장 너머 장미 덤불 낡은 정원 집엔 매일 같이 반짝이는 축제 열린다하네 우리들은 단 한번도 여기 초대받지 못해 사람들이 없는 밤에 또 숨어들어가 촛불을 켜고 ​ 악사, 광대, 무희, 모두가 내 친구 공작, 백작 아무도 모를 거리에 그 즐거움 있지 세상에 잠긴 저 창고를 열어 와인, 돼지 잡히는 대로 데려와 유리 식탁 위에 fine time 해가 뜨고선 흔적 없이 ​ 누구에게 닿지 못할 연주 끝나고 난 뒤 돌아서서 잊혀지는 재주 필요 없다네 우리 서로 또 음악이 되고 어떤 춤이 되고 언제 만나 언제 가는지 모르겠지만 잊혀질 사람은 없네 ​ 모두 잠든 새벽쯤에 다시 집을 보니 외로운 고목을 닮아 처량해, 처량해, 처량해 세상의 악사, 광대, 무희, 모두가 내 친구 공작 백작 아무도 모를 거리에 그 즐거움 .. 2020. 6. 4.
그럴 수밖에 없었던 역사 미성숙과 성숙을 나누는 것은 역사에 대한 인식이다. 미성숙은 일어났거나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 함부로 생각한다. 편협하다. 성숙은 사태와 사물을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이다. 역사는 엄밀하게, 당시에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역사이다. 2020.05.09 오전 10:02 2020. 5. 9.
우리들의 입장 세상에는 여러가지 입장이 있다. 절대 함께 있을 수는 없는 입장들도 세상에 뒤엉겨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받아들이기로 마음 먹으면 된다. 입장이 된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주체가 주체를 설득하는 일이다. 설득한다는 것은 이야기를 배열하는 일이기도 하다. 배열된 이야기들은 정반대처럼 보여도 구성 요소가 유사하다. 2020.05.09 오전 9:53 2020. 5. 9.
원룸 층간소음 생활 공간을 맞닿고 사는 사람들은 소리를 공유한다. 문제의 원인은 온갖 소리를 공유할만큼 서로가 친밀하지 않다는데에 있다. 원룸에서 살면서 건물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원룸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불편함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꼭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따금 가족들이 함께 사는 집에 돌아와서 생활을 한다. 이 건물 내에도 소음이 있었고, 오히려 원룸에서 발생하는 것보다 훨씬 큰 수준이었다. 윗층에 사는 아이가 비명에 가까운 울음소리를 내며 발을 구르는 소리가 삼십 분 가까이 지속됐다. 화장실에서 물을 내리고, 청소기를 돌리는 소리, 가구를 끌어 옮기는 소리가 천장과 벽을 타고 생생하게 전달됐다. 그런데 원룸에서 소음을 느꼈을 때보다 나는 훨씬 예민하지 않게 반응했다. 내가.. 2020. 5. 9.
시티블루 너무 감상적이거나, 너무 냉소적이야. 나는 아마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B는 이어폰 한 쪽을 빼고는 의아한 표정으로 뭐라고? 하고 물었겠지. 사실 나는 이제 B의 입모양 말고는 모든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나는 오래전부터 이야기하고 있었는데도 마치 방금 시작된 이야기를 듣는 사람처럼, B의 반응은 항상 그랬다. 내가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 B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카페를 떠나는 상상을 하는 동안 B는 먼저 가봐야겠다며 짐을 챙겼다. 그 날이 B와의 마지막이었다. 내가 차인 걸까? 글쎄. 그 후로 두세 번 B에게서 연락이 왔지만 나는 받지 않았다. 그럼 내가 찬 걸까? ​ 귀가 뻐근했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역 앞에는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았다. 사람들은 하나.. 2020. 3. 30.
2020년 3월 30일 피로는 나를 만들고 영혼은 어디로? 몸이 무겁고 나는 책을 읽지 않는다 생각을 하지 않고 생각하는 시늉만 하고. 피로는 이렇게 나를 만들고 노래하고 생각하는 나의 영혼은 어디로? 멈춰야 할 것이 있고 또 나는 시작해야할 것이 있고 나는 또 아이처럼 유치해져서 더러운 이를 드러낸다 사랑해 다음은 더러운 이 유치한 나의 어금니 어린 나의 송곳니 깨물면 남의 피가 흐르고 나는 그 감각마저 견딜 수 없는 쇠처럼 시고 비린 그 맛이 혀 끝에 닿는 것조차 예상하지 못한 나에게 빨간 피로 는 나를 만들고 나의 영혼은 어디로? 2020.03.30 오후 7:38 2020.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