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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한 친구 이야기 나에게 죽음을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 모든 것들에게서 벗어나자.나는 나의 친한 친구를 만나듯이 죽음을 찾아갈 것이다.내가 그를 두려워하게 되거나 만나야만 하기 때문에 만나게 된다면 그건 이상한 일이다.왜냐면 그는 그냥 자신의 집에서 누워있으며, 나는 그냥 찾아가는 손님이기 때문이다.내가 찾아가서 문을 두드리면 그는 문을 열어주지만, 나를 죽이지는 않는다.그것은 오랜 친구의 모습이다. 2019. 1. 27.
2018년 12월 6일 공부하고 사랑하는 나 2018. 6th. December. Thursday. Generality, particularity and singularity.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단독성에서 보편성을 얻어내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나는 영어를 공부하면서 조급한 마음이 종종 들었다. 하나의 글을 읽고, 하나의 노래를 들어도, 또 다른 노래와 글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영어 공부를 시작한 이후로는 영어가 들어간 노래를 틀어놓는 것은 고통으로 느껴졌다. 알아듣기 위해서 무던히 집중해야하고, 그래도 결국은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까 말이다. 내가 크게 의욕을 잃게 되는 순간이 항상 내가 무언가 가능성을 본 다음이었던 것은 단순히 우연은 아니었을 거다. A의 노래를 꼼꼼히 듣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알아듣게 된.. 2019. 1. 27.
2018년 11월 23일 불쾌한 삶을 사는 나 내가 최근에 하고 있는 생각은하기 싫은 것은 하고 싶지 않다는 거다그리고 거기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내가때때로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술을 마시고 싶지가 않다는 생각이 들었는데도어찌되었건 술을 마시고 있다는 것이다그러니까 내 삶에서 그런 것은 많지가 않다 낮잠도어느 날 졸음이 몰려오는 데도왠지 자고 싶지가 않아서눈을 부릅뜨는데. 왜? 나는 그래서때때로 여기에 어떤 관성 같은 것이 있는 것은 아닐까하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내가 또 생각하는 것은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다 누구는 하고 싶은 것은쥐새끼 곳간 드나들듯 하게 된다는데나는 쥐새끼도 아니고 그건 곳간도 아니라서 그런지영 그렇게 되지를 않는다 오늘은 유난히 의욕이 없는데나는 숙취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술은 좋지가 않다나를 불쾌하게 만든다 불쾌하게 만드.. 2019. 1. 27.
2018년 6월 26일 결핍을 거부하는 나 2018.06.26 화요일날씨: 한참 열이 오르더니 장마가 시작된다. 기온은 내려가는데 마음은 덥다. 대부분은 말이 아니라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야기가 그렇다.오늘의 문장은 나에 관해서. 담배를 피우지 않은지 두 달이 넘었고 술은 그보다 조금 더 되었다. 매일 나를 놀라게 하는 사실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로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것. 쉼표와 마침표처럼 따라붙던 것들이 이제는 흐릿하다. 손을 뻗으면 여전히 담배를 잡을 수 있다. 처음으로 담배 끝에 코를 대던 때가 생각난다. 구체적인 이유 없이 영어를 유창하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는 항상 배운 것과 내가 느끼는 것 사이에서 갈등한다. 내가 보는 것이 숲이 아닐 수도 있다는 현명한 가정인지, 겁먹은 어린애의 습관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가끔씩.. 2019. 1. 27.
2018년 5월 8일 술담배와 단식하는 김성태를 생각하는 나 2018.05.08 화요일 날씨: 해상도가 높은 것 같다. 맑고 쾌청하다. 배드민턴이라도 쳐야할 텐데. 술의 풍류와 같이 빠져들었을 때 느끼는 기쁨들이 있다. 이건 무엇이든 마찬가지다. 술과 담배가 나쁜 이유는, 싫어져도 벗어나기 어렵다는데에 있다. 나는 술과 멀어지면서 하루를 마치는 술의 즐거움 따위의 의미를 잃었다. 그랬음에도 여전히 담배가 주는 여유 따위의 즐거움을 신봉했다. 이것은 신중한 판단을 위해서 더 넓은 범위의 상황들을 고려하고 가정해야한다는 것을 뜻한다. 세월호 유가족의 단식과 김성태의 단식. 해야 할 것은 혐오가 아니라 판단이다. 네거티브는 그들이 원하는 틀 안에 가두어 생각하도록 만든다. 왜 그렇게 하는지까지 생각해보아야한다. 단식의 의미 먹지 않겠다는 것. 더 이상 살지 않겠다는 것.. 2019. 1. 27.
보름 당신이 입을 뗄 때마다 나는 병실에 누워있는 당신을 떠올린다꼭꼭 씹으세요당신의 심정은 반찬 투정하는 아이의 심정이었을까입에 가득 물고 있는 밥알들이, 찬들이, 삶의 가능성들이, 싸움의 여지들이, 풀리지 못한 오해들이, 답이 없는 숙제들이, 넘어가야 할 무언가가한껏 물러진 채로 식도를 타고 넘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온갖 주술적인 것들을모빌처럼 달아놓는다 모빌은 순순히 돌아가지 않아당신 곁에서 밤새도록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오늘은 복도에 보름달이 떴다1인실은 트윈베드키가 낮은 침대에는 더 병약한 환자가 몸져눕는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이제 없다 키가 높은 침대에는 보름달이 둥근 모양으로 보일까그건 또 얼마나 예쁠까투정의 말을 삼킨다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마른 침차라리 내가 누울래더 병약하고 덜 병약한 환자들은 .. 2019. 1. 27.
2018년 3월 14일 A의 퇴원을 두려워하는 나 2018.03.14날씨: 기온차가 심하다. 따뜻해졌다고 생각하면 춥다. 적당하다고 생각하면 미묘하게 마음을 괴롭히는 날씨가 있다. 어제는 구름이 없어 더위에 가까웠는데, 오늘은 기온이 높은데도 선선하다. 차라리 굉장히 춥거나 더운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마음의 문제다. 이런 날씨에는 옷을 여미어야 할 때도 있고 편히 벗어 두어야할 때도 있다. 나는 이제 의심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는 사람이 되었다. 다만 의심이라는 것이 심술 난 아이의 눈으로 흥청거리는 것이면 안 된다. 의심하는 것마저도 의심해야한다. 인생은 드라마가 아니다. 극적인 것은 어떤 의도가 숨어있다는 말이다. 경험보다는 극적인 무언가로 판단하는 사람들은 때때로 눈이 멀고 만다. 어떤 사고들은 우리가 눈이 멀지 않았다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2019. 1. 27.
2018년 3월 13일 혐오하고 그 사이에 갇힌 나를 보는 나 2018. 03.13날씨: 봄이 없다는 것을 이제야 안다. 낮은 덥다. 의문도 든다. 이상적인 봄의 이미지가 있던 것은 아닌지. 봄은 청명하고 푸르다 하니, 청명하고 푸르지 않은 것을 봄이 아니라고 하는 건 아닌지. 아무래도 봄인 것 같다. 죽지는 않는다. 죽을 수도 있었는데, 아직 죽지는 않는다. 마음은 죽을 만큼이어도 그건 죽음과는 무관한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일 년 주기로 실수를 반복한다. 그 사람을, 그 사람들을 떠올리면 술에 취해 저지른 수치의 기억처럼 뿌옇게 나타나는 이미지들이 있다. 불쾌한 색채의 필터가 덧입혀진 이미지들은 만취한 사내의 무기력한 밤처럼 더럽게만 보인다. 그들은 언제나 누워있다. 역겨운 숨소리를 따라 오르내리는 몸통의 형상이 끝없이 꾸물거리는 벌레 같다. 내 개인적인 기억.. 2019. 1. 27.
2018년 3월 9일 그들을 혐오하는 나 2018.03.09 금요일날씨: 묘하게 덥고 습하다. 상쾌하지가 않다.PM: 09:47 불우한 가정환경, 트라우마, 결핍. 나는 나를 이런 방식으로 이해하고 싶지가 않다. 그냥 두면 안 되나요? 그렇게 말해? 내가 술에 취해서 그랬다고. 그래서 방에 좀 들어가 있어달라고?아니잖아. 피곤해보여서 그렇게 얘기한 거겠지. 나는 이제 원망스러운 마음이 든다.그들은 어쩔 수 없었던 인간들이 아니라 무력감에 마음을 괴어놓은 자폐아들이다.환경이 나를 좌우할지라도 언제까지나 나는 자폐아가 되어선 안 된다. 그들은 나란히 앉아있다.그들은 소파 아래마음을 괴어놓았을 것 그들은 보란 듯이누군가가 보란 듯이무언가를 보진 못하고보란 듯이 허우적대는 음성직선으로 뻗은 다리뱉어 놓은 가래그들은 보란 듯이 들으라는 듯이 한다. 아무.. 2019. 1. 27.
2018년 3월 7일 현명한 생각을 하는 나 2018.03.07 날씨: 봄의 시작. 실내에선 조금 더운 느낌이 난다. 아침저녁으론 선선하지만 긴 패딩을 입기엔 부담스럽다. 그래도 밤엔 추워. 다음 주 정도면 봄이 될 것 같다. 똑똑한 삶에 대한 기록 꼰대 같지 않음으로 기록하고 싶진 않다. 현명하다는 것은 단순히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말하는 건가. 삶의 깊이 혹은 지식의 깊이. 지혜로 이에 대한 설명을 대신하는 것은 썩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말놀음으로 번지기 쉽다. 현학의 장난감이 된다. 현명함에는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첫 번째로 경험이다. 경험이란 실제로 본 것, 들은 것, 느낀 것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적용 능력이다. 자기가 느낀 것들을 어디서 어디까지 적용할 수 있는가. 식상한 말이지만 경험만 가득하.. 2019. 1. 27.
2018년 2월 24일 나의 탄생을 생각하는 나 2018.02.24 날씨: 내가 새 학기의 설렘으로 기억하는 날씨. 아직은 춥다. 나는 낳아졌다.하고 싶은 말들이 있다. 스물 셋에야 입 밖에 낼 수 있던 것. 관계하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에 대한 단상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관계하지 못하는 둘의 관계로 낳아진 것이 있다. 아들이지, 기왕이면. 어딘가에는 기왕이면 하고 태어난 자식들이 있다. 누군가의 입으로 듣고 싶은 말이었다. 알콜 아기. 섹스도 할 줄 모르는 나의 부모는 섹스를 해서 날 낳았다.관계를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자폐를 관계라고. 하고 싶은 것. 그리고 하고 싶은 것. 내 마음이 조금 나아질 때까지 괴어놓고 싶은 것. 2019. 1. 27.
2017년 12월 12일 일일 간병인인 나 2017.12.12 화요일 PM.08:02날씨: 여전히 춥다. 하지만 옷이 따뜻하다. 하나.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 할머니는 왜 그렇게 돈을 아끼려고 했는지? 자식 사랑은 어찌나 끔찍한지. 그 시대 사람 특유의 것들이다. 그리고 또. 그 당시 서울 바닥에서 살아 남은 할머니의 강인함. 할머니는 진정 강자다. 하지만 굳은살은 쉽게 생기는 지도 모른다. 그건 쉽게 바스러져 버릴 수 있다. 둘. 구십 세 노인에 대한 이야기. 초등학교 교사였다는 구십 세 노인. 사람은 약해진다. 셋. 혼자 있어도 괜찮다는 노인 이야기. 아유 괜찮아요. 그는 심히 외로워진다.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 2019. 1. 27.
2017년 12월 11일 간병인을 자처한 나 2017.12.11 월요일날씨: 최저기온이 15도이다. 춥다. 겨울인데 맘에 든다. -C가 입원했다. 편도에 고름이 차서 염증이 생긴 병이란다. 퇴근해서 B와 C 병문안을 갔다. 그리고 할머니도 수술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셨다고 해서 내일, 내일모레 간병인으로 가기로 했다. 휴가를 내고. 오늘은 기록이 하고 싶어서 한다. PM.10.44 2019. 1. 27.
2017년 12월 10일 시험 일정을 알게 된 나 2017.12.10 일요일 PM.12:33날씨: 눈이 많이 내렸다. 하지만 기온은 낮은지 낮이 되니 설탕물처럼 녹는다. 시험 일정이 나왔다. 한 달 앞이다. 어떤 회의가 든다. 정확히는 회의는 아니고, 조금 의미 없다는 생각. 읽고, 쓰는 것. 강박이 없어지니 확실히 알겠다. 하지만 강박이 다시 생겨날 것만 같다.그리고 나의 만성 피로. 난 혐오감에 술을 줄였을 뿐이고, 그렇게 대단히 몸을 사린 것 같지도 않은데 컨디션이 괜찮다. 그걸 이제야 안 것이 놀라울 따름. 사실 저번 달 말에 열흘 간격으로 일기를 쓴 일이 생각나, 오늘이 마침 거의 열흘째라 쓴다. 오늘은 쓸 말이 없다. 라고 쓰려고 했다.B씨와는 잘 지낸다. 사람의 관계란 이런 것이 아닐까. 좋은 것은 크게 떨어져나갈 수가 없는 것. 점점 세상.. 2019. 1. 27.
2017년 11월 20일 장면들을 떠올리는 나 2017.11.20 월요일 날씨: 무더위와 마찬가지로 추위에도 안정기가 있다. 온통 파란 빛깔을 띠는 하늘이 눈에 익고, 코 끝에 가닿는 겨울 냄새도 마음을 들쑤시는 대신 찡하도록 차갑게 맺히기만 한다. 이제 입김은 눈에 선 풍경이 아니다. 떠오르는 말이 없다. 문제는 떠오르는 말이 없음을 죽음의 한 형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모파상의 비곗덩어리를 읽고 떠오르는 생각이 없다면? 북받치는 감정은 있어도 흐르는 눈물 묘사할 능력이 없다면? 난 죽은 것인가. 다행이도 떠오르는 장면은 있다. 버스에서 현금으로 승차비를 지불하는 승객과 자리에 앉기를 종용하는 기사. 승객은 정당한 행위를 위해 친절한 미소를 걸어놓고 값을 물었고, 기사는 달리는 버스가 위험하다는 이유로 승객을 걱정했다. 둘의 표면은 누가 봐.. 2019. 1. 27.
2017년 11월 18일 알바하고 욕하는 나 2017.11.18 토요일 PM 7:42 최고 기온 1도 최저 기온 -7도. 오늘은 확실히 추운 날이다. 세상은 전체적으로 푸른빛이 도는 듯하고 겨울 특유의 무심한 냄새가 난다. 발이 뻐근해. 오늘도 일곱 시까지 출근해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번 주말은 저녁 타임 누나의 결근으로 2교대 근무. 11시간을 채웠다. 사장은 13시간을 근무하겠지. 우린 계산하는 기계가 아닌데? 이럴 거면 편의점을 닫으셔야죠, 사장님! 겁 많은 노예는 집 열쇠를 맡고는 목숨을 걸고 집을 지킨다. 주인이라며? 몸이 피곤하면 쿨하게 문을 닫아둘 여유도 없는 거야? 내가 쓸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까? 내가 어쩔 때 인간 대우를 받고 있는지, 요즘 둔감에 가까울 정도로 예민하단 생각이 든다. 너무 항상 예민해서, 이게 예민한 방향으로 .. 2019. 1. 27.
2017년 11월 16일 글을 쓰고 싶어하는 나 2017.11.16 목요일 AM.12.31날씨 바람이 없었더라면 나다니기에도 괜찮은 날씨였을 것. 오늘부터 영하. e북 리더기를 빌렸다. 그게 신기하고 편리해서라도 새로운 마음으로 책을 다시 읽게 되었다. 한 줄을 읽더라도, 이렇게 읽게 된 것을 좋게 생각한다. 기쁜 일이 몇 가지 있다. 다른 하나는 내 마음에 관한 것. 피로한 몸에 관한 것. 그리고 일기를 쓰고 있음. 피로는 조금 풀렸다. 담배를 피우긴 하지만 술을 줄였고 얼마간 휴식한 덕에 몸은 좀 피로에서 벗어났다. 정신이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찌되었건 몸의 일부이므로 좋은 상태이다. 마음에 관한 것은, 일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좋게 하고 있다. 그 자체로 기쁘다. 쓸 수 있는 언젠가가 곧 다가올 것 같다. 윤이형의 개인적 기억을.. 2019. 1. 27.
2017년 11월 14일 토사물을 바라보는 나 2017.11.14. 화요일날씨. 확실히 춥다. 추울 걸 예상하고 옷을 한참 껴입고 나가니 실내에선 퍽 더웠다. 내일부턴 영하의 기온인가보다. 추워진다. 우리는 잠깐씩만 깨어있다. 대부분은 습관 같다. 어떤 행성의 궤도를 이탈한 돌덩이는 중력 바깥으로 떨어져나갈 때 까지는 조금 깨어있지만, 곧 습관처럼 또 다른 행성 주위를 맴돌기 마련이다. 습관이 나쁜 것 같지만, 습관이 없다면? 궤도를 벗어난 돌덩이가 어떻게 되는지 보라. 나은 삶에 가까워진다는 것은 더 친근한 행성으로 적을 옮기는 것과 같다. 나는 아주 잠깐 깨어있고, 그 순간 혼신을 다해 궤도를 이탈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부분을 습관에 의존에 살고있음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항상 깨어있을 수는 없다. 그건 힘이 많이 든다. 우연한 계기로 윤이형의.. 2019. 1. 27.
2017년 11월 13일 모텔에서의 나 2017.11.13. 월요일. 오늘은 장소까지 적어볼까 한다. - 모텔이다. 날씨. 날이 추울걸 예상하고 따뜻하게 입어서 그런지 목이 조금 추운 것 빼고는 다닐만 하다. 아, 가장 따뜻할 때 돌아다녀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별안간 나는 글쓰기를 인생의 구원으로 여기고 있다. 웃기지 않나. 하지 않는 것. 갖지 않은 것을 삶의 구원으로 여긴다는 것이 말이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구차하지만 사족을 달아놓는다. 짧다. 그리고 우습다. 산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다. 우습다는 것은 세상이 만만하다는 말이 아니다. 삶은 짧고, 한 번뿐이고, 그렇기 때문에 쉽게 우스워진다. 나는 세상일에 간단히 겁을 먹는다. 정말 모양 빠지는 일이다. 세상이 이렇게 우습기 때문에 나는 곧 정말 우스운 사람이 된다. 글을 쓰는 것을 .. 2019. 1. 27.
2017년 11월 4일 오후 8시 51분 입시와 나 2017.11.04. 오후 8:51 날씨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낮에는 덥다는 인상이 강했는데 외투를 챙겨 입어도 새벽이나 밤 즘에는 팔다리에 쌀쌀한 바람이 스민다. 춥다는 생각을 한다. 일기를 써봐야지 싶은 생각을 참 많이 했는데, 막상 쓰질 않았다. 방이 너무 따뜻하다. 요즘은 그런 느낌이 든다. 어떤 허튼 소리가 되었던, 어떤 불순한 목적이었던 간에 글을 쓴다는 것에 매달리던 때가 있었다. 아마 2016년 여름에 순전히 살아만 있다는 사실에 회의를 느낀 이후가 아니었을까 싶다. 아니다, 그 이전에도 참 많이도 그랬구나. 지적 허영과 대단한 것으로 가장한 자존감이 감싸고 있던 내 내면은 문구용 수수깡처럼 가냘프고, 쉽게 부러지고, 값싼 것으로 이루어져있었고 그 사실이 견딜 수가 없을 만큼 두려웠으니까... 2019. 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