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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9 기록 실은 초저녁 그 날 기적처럼 모두가 잠들어 당신이 죽어버렸다면 나는 당신을 다르게 기억했을지도 모른다 터무니없는 슬픔에 웃음이 나듯이 당신이 없는 자리에 납덩이같은 낭만이 자라야했는데 제 몸을 일으키지 못하는 노인을 매 시간 일으켜주는 것은 솔직히 금방 싫증이 나는 일이잖아 그러니까 이제는 노인이 되기 전에 죽어버린 것들을 낭만이라고 부르자 2019. 2. 12.
20171230 기록 하늘이 끓어오르다 만 잿물처럼 있다 빗물을 후둑 토해내지 못하고 도심을 비껴 걷는 대머리들의 머리칼이 가여워 비가 영영 오지 않는다고 한다면 빗물보다는 착란에 빠져있는 것이다 어린아이가 행여 밥을 굶을까 걱정하는 것 차도에 드러누운 사내가 차를 우습게 여길 거라 생각하는 것 광기을 지탱하는 것은 광기가 아니다 착란에 빠져도 쏟아지는 것들이 있다 고개를 쳐들어보니 서럽다 비가 내리기 직전 하늘을 바라본 적이 있다 2019. 2. 12.
20171229 기록 그의 입에서 딸국질처럼 개판이라는 말이 나온다 곧 이어, 배차 시간이 몇 분이에요 녹음기같다 그는 모두 안다 정신이 박약한 그의 귀는 배차 시간이 개판인 정류장의 녹음기다 조용히 좀 하세요 녹음기는 녹음기에게 한 말마저 녹음한다 잡음이 떠나면 그는 침묵한다 2019. 2. 12.
20171207 기록 죽은 사람이 거기 있다 죽은 사람은 죽어가는 사람만큼이나 흔하다 살아있는 사람은 그보다 적지만 마찬가지로 흔해 빠져서 이제는 고민이 생긴다 땅바닥은 움푹 꺼지기보다는 치받쳐오르는 모습이 익숙하다 꼭대기에 내걸린 땅바닥 위에 공처럼 얽힌 것들은 시신으로 보아야할까 죽은 사람으로 보아야할까 썩어 부풀어오르는 피부의 결을 유심히 보고 있자면 숭고함을 느끼기 전에 구역질이 난다 살아있을 때 제 몸을 방부제에 절여두는 일은 미덕이라기보단 의무다 그건 이제 신성하지도 않다 2019. 2. 12.
2018년 마지막 날의 나 12시가 한참 넘었다. 허기가 졌다. 뭐라도 입 안에 넣을 것을 찾아 어슬렁 대다가 비닐봉투 속에 들어있는 밥을 봤다. 최대한 조심히 봉투를 열어 수저를 넣었다. 급하게 밥을 꺼내 입에 넣다가 밥을 흘렸다. 작은 밥 몇 덩어리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밥이 상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냉큼 개가 달려와 밥을 주워 먹었다. 나는 개의 엉덩이를 너무 세게 때렸다. 내가 입에 한가득 물고 있는 상한지 의심스러운 밥과 부엌 오만 곳에 흘린 밥들, 그리고 그 와중에도 떨어진 밥알을 찾아 물고 도망가는 개. 무엇이 마음을 비참하게 만드는 지 모르겠다. 2019. 2. 12.
Monday 11th Feb 2019 me depressed P.M. 3:23 I'm on duty now. How can I live without these feeling which makes me feel like hopeless.I used to think there will be nothing keeps me doing something. Hopeless mind. It's only keeping me stop thinking about what makes me depressed and How I can shake off these kind of stupid minds.There is a few things in the police line. All I can do is just to keep to suspect of them uselessly. I de.. 2019. 2. 11.
me listening Every songs that are boring and not fascinating me. What makes me keep listening that dull songs until Finally I had found the part of the melody which makes me cry. 2019. 2. 11.
어떤 리듬 내일 죽는다면 평소처럼 일어나서 요리를 해먹고 싶다. 하루쯤 설거지를 쌓아두어도 세상이 멸망하지는 않겠지만, 나는 설거지를 할 거다. 나는 내가 더럽힌 그릇들을 씻고 식기 건조대에 올려놓고 싶다. 저녁에 사용한 그릇들은 내가 죽기 전에 마르지는 않겠지만, 그것은 나와 무관한 일일 거다. 오늘 외우려고 마음 먹은 말들을 외우고 싶다. 아마 내일 그 말들을 쓸 수는 없겠지만, 그것은 중요한 일이 아닐 거다. 나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내 삶의 특별한 일들을 찾지 못한 채로 방황하고 싶다. 내가 사랑받을 이유는 없다는 것을 나는 오늘에서야 비로소 알 수 있을 거다. 2019. 2. 10.
2019년 2월 9일 선율이 미끄러지듯 곡선을 그리며 아래로 떨어진다. 못 견디게 아찔하지만 그것은 끝끝내 그 자체로부터 분리되진 않는다. 매 순간 절벽 아래 위태롭게 자리한 이 부실한 돌기에서 냄새를 맡는다. 어쩌다 투정이라도 부리면 뿌리도 없는 이 돌기는 영영 떨어져 나가 저 아래에서 힘없이 부서질 거다. 나는 이렇게 겁을 먹은 채로 있다. 이 부실한 돌기에서는 누군가가 비명이라고 지른 어떤 소리들이 가끔 농담의 어떤 종류처럼 느껴진다. 땅을 밟는 사람들이 호소하는 멀미를 듣듯이 나는 위로 대신 나를 건네려고 한다. 그리고 힘없는 눈꺼풀을 들어올리며 생각한다. 전래 없는 권태와 두려움에 대해서 2019. 2. 10.
말에 대해서 단어와 단어, 그리고 문장들은 주로 그냥 머릿 속에 떠오른다. 그런 느낌을 받을 때, 내 머릿 속에 떠오르는 말은 다음과 같다. 말하기는 주체적인 영역이기 어려운 것 같다. 그러므로 주체성의 회복은 말을 신중하게 할 때보다도, 떠오르는 말들을 두고 침묵할 때 일어날 수 있다. 반드시 일어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침묵이 주체성을 회복하고, 회복한 주체성이 타인의 주체성을 침해하지 않는 그 때를 사랑하고 싶다. 2019. 2. 8.
2019년 2월 7일 고통과 멀어지는 나 짧은 이야기가 하고 싶었다. 나는 지금 그들과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언제나 놀라운 사실은 끼어있는 틈에서 조금 벗어났을 때 생각보다 무너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고, 고통에서 벗어난 내 마음이 찾아갈 수 있는 좋은 자리들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내가 없어도 무너지는 것은 없다. 대개 의심스러운 것들은 확실하지 않은 것들이다. 오늘은 새 영화를 봤다. 정말 즐거웠다. 2019. 2. 7.
나의 역사적인 순간 떠오르는 내 삶의 역사적 순간에 대해서 얘기하겠다 그 날은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 예를들면 직장에서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내가 감내할 만큼의 위력만 행사하여 나를 알아서 기게 만들었고, 집 안에서는 언제나처럼 내가 칼을 들고 자해하지는 않을 정도의 문제만을 일으켰다. 나는 매일같이 해오던 방식으로 적당한 양의 화를 낸 뒤 가라 앉지 않는 마음을 간직한 채로 오지 않는 잠을 청했다. 희망 없는 내일이 오길 바라며. 나의 역사적인 순간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나는 늘 그래왔던 것 처럼 잠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항상 해오던 것과는 다르게 눈을 부릅 뜨고 방문을 열었다. 내가 무언가를 깨달아서 그랬을까? 그건 모르겠다. 별안간 나는 그 날 귀중한 사실을 알았다. 사람을 미치게 만들 정도로 힘든 일이란, .. 2019. 2. 5.
깨진 것들에 대해서 나는 깨진 그릇 조각이 깨진 관계보다 정직하다고 믿는다.왜냐면 그것은 방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다가, 밟아서 피가 났을 때 그것이 어떤 그릇이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관계를 깨뜨리기 보다는 그릇을 바닥에 던져서 깨뜨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믿는다.왜냐면 그릇은 모아서 버리면 되지만 관계는 모이지도 않고 버려지지도 않아서 불쾌하기 때문이다. 나는 나아가 적극적으로 그릇을 바닥에 던져서 깨뜨리는 것이 인류애적이라고 느낀다.왜냐면 비슷한 다른 추상적인 것들이 깨지는 것은 높은 감수성 없이는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그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주파수로 말하면서 그들에게 실망하기 보다는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잘 가다듬은 말과 상대에 대한 무한한 고려로 호소하기 보다는.. 2019. 2. 4.
담배 중독 일지 3화 2019.02.04나는 정확히 기억한다. 오늘과 같은 어떤 날을. 그 날은 궐련형 전자담배를 손에 쥐고 있었다.나는 마음이 불안했고, 집 안에서 끊임없이 담배를 피워댔다.동시에 나는 어딘가에 마음을 두어야한다고 생각했고, 게임이라도 집중해보려고 무던히 노력했다.내 몸은 멀쩡하지가 않았다. 약간의 흥미를 부여잡은 채로 게임을 켜고, 관성처럼 입에 담배를 가져다 물고, 눈 앞이 뿌예졌다.담배 한 개비를 모두 피웠을 때, 나는 더 이상 앉아있을 수 없었고, 모든 흥미를 잃고 침대에 누웠다. 누워있는 것 마저도 편하지 않았다. 선잠 자듯 꿈같은 장면들을 떠올리며 한참을 뒤척이다가 무력하게 잠에 빠져들었다.나는 온전히 앉거나 누워있기도 힘들었는데, 잠에서 깨어나면 조금은 나아져있었다.그러면 다시 조금 괜찮아진 몸.. 2019. 2. 4.
2019년 2월 4일 나는 B에게 2019.02.04 월요일 B에게 전화가 왔다.나는 받지 않는다. 대신에 나는 이렇게 보낸다. 나는 A와 D가 술을 마셨었다는 사실을 집에 들어온 순간부터 눈치 챘고 나는 그동안 내가 이유 없이 정신이 불안하다고 생각했다.나는 홀린듯이 술을 마셨냐고 물어봤고 마셨다는 얘기를 들었다. 최근에 A가 정신과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며 들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아냐고 D에게 물었다.무슨 생각으로 술을 마셨냐고 나는 밥그릇을 바닥에 던져서 깼다.D는 일어나 화를 냈다. 네가 뭘 아냐고 나도 힘들다고 같이 있으면서 이틀 내내 싸웠다고 말했다나는 두 사람이 그런 식으로 지낸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나는 그릇을 집어서 또 던졌다.A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사과했다.나는 A에게 화를 냈다. 내가 하루에 당신들이 죽어.. 2019. 2. 4.
담배 중독 일지 2화 담배 중독일지 2 1.29 담배를 다시 피우고 있다. 흡연량은 작지만 여전히 담배에 대한 생각이 머리 한쪽에 남아있다. 피로감이 부쩍 크게 느껴진다.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흡연자인데, 전자담배를 피운다. 얼결에 통화 중에 전자담배를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이미 담배를 피운다는 전제를 두고, 전자담배를 기왕이면 좋은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 중독 위의 삶을 살고 있다. 1.30 잠을 조금 설쳤고, 평소보다 피곤하다. 담배를 끊고 가장 행복했던 일은 주말에 일찍 눈이 떠진 것이었다. 술과 담배에 절어있을 때는 보통 질낮은 수면을 오후까지 이어나갔다. 깨지도 못하고, 푹 자지도 못한 채로 끊임없이 불쾌한 꿈을 꾸었었다. 아침마다 몸을 축내는 잠을 잘 필요는 없다. 내가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이유가 다시 생각난.. 2019. 2. 4.
이유는 그렇다 그럼에도 미래를 걱정하고, 준비되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느라 쉽게 잠에 들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아마 이르게 죽지는 않을 거라는 불길한 예감 때문이다. 2019. 1. 29.
술 마신 사람은 없는데 있는 술병은 집을 만든다 술병이 집 안에는 없다술 마신 사람은 집에 있어도 술병은집에 없다 술마신 사람은 집에 있어도 술병은 없다그러니까 술 마신 사람이술병으로 보인다 술이 담긴 술병으로보인다 사람 대신에 술병이 보인다 집 안에는사람이 아니라 술병이 술 마신 사람은 집에 없고이제는 술병이 있다 술병이 걷는다 술병이술이 안 담긴척 하면서 걷고 술병이 도대체어떻게 술이 안 담긴 술병이 있냐 세상에 이제는술병이 거짓말을 한다 이건 다 술 때문이다 술병이거짓말을 하는 건 술 때문이고 술병이 술병이 되는것도 술 때문이다 술이 없었으면 이건 그냥 병이었을텐데 술병이 아니라 그냥 병 그래서 이건 그냥 병이라고 생각한다 -----이정도면 발전이라고 생각했다.술병이 줄어들고 술병을 채우는 사람들이 줄어들고이제 이 세상에는 담배만큼이나 술을 생각.. 2019. 1. 29.
담배 중독 일지 1화 1.16 약 1년만에 담배를 한 개피 피웠다.처음 피울 때 만큼은 아니지만 연기를 넘기기 힘들었다. 대부분은 마시지 않고 내보내며 한 개피를 다 태웠다. 1.17 담배를 함께 피우는 사람과 있었다. 조금 지루한 상황이 찾아오면 담배를 피우러 가자고 말하고 싶어졌다.그래서 결국 얘기하고 담배를 피웠다. 그 이후에 크게 흡연 욕구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1.18 담배를 피우는 것에 대한 생각이 늘어간다.담배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담배를 피우는 일은 고정된 무언가로 변한다.마치 담배를 주춧돌로 세워놓은 터에 건물을 짓는 것 같다.담배를 끊고 꽤 오래 겪었던 일들이다. 담배를 피우지 않은 이후에,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정말로 담배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 것에 신기해 했던 것이 생각난다. 생각이.. 2019. 1. 29.
어떤 것을 보면서 갑작스레 찾아온 어떤 감정에 잠겼을 때목에서 나오는 것은 짐승의 울부짖음 뿐이다.고상하게 슬프기 위해서 나는 피나는 노력을 하고까만 흉터가 남아야한다 2019. 1. 29.
2019년 01월 29일 밥을 차려먹는 나 2019.01.29 화요일 날씨: 바람이 분다. 조금 춥다. 밥은 되도록 차려서 먹자. 반찬은 덜어서 작은 접시에 담자. 차리는 시간에 비해 먹는 시간이 너무 짧으면 좋지 않다. It's the small things that make us feel angry, embarrassed, and frustrated. and It's also the small things that make us feel like we can do anything we want. 어떤 삶이 가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한다. 여태까지는 다른 사람들의 가치를 부정하는 방식으로 생각해왔다. 그럼 나를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무엇을 싫어하는 사람으로 소개해온 셈이다. 그렇게 여러 가지 가치들을 가지기도, 부정하기도 하면서, 슬기로.. 2019. 1. 29.
2018년 5월 3일 금연하는 치질 환자인 나 2018.05.03AM:07:22날씨: 안 나가봐서 아직 모른다. 하지만 어제 비가 내렸고, 오늘은 여름이 오기 전 마지막으로 선선한 날이 될 것 같다. 세 가지. 쓰고 싶었는데 쓰지 못한 말들이 있어서 아침 시간을 빌려 적는다. 1. 담배에 관한 것.2. 치질에 관한 것.3. 태도에 관한 것. 담배를 피우면서 생기는 건강적인 문제들. (늦어지는 기상시간과 떨어지는 수면의 질은 우습게 볼 일이 아니며 이것은 삶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것은 같은 저울에 달아 따져보아야 할 문제다.) 처음에는 이런 문제들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서 금연을 했다. 성공한 적이 없다. 왜냐면, 금연은 애초에 성공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담배를 피우지 않은지 보름 가까이 되었다. 정확한 날짜는 잘 모른다. 많은 사람.. 2019. 1. 27.
2019년 1월 16일 술병을 방바닥에 깨부순 나 2018 01 16 수요일 미세먼지 농도가 옅어진 아침 이렇게까지 하면서 술을 마실 이유는 없다.알콜 중독으로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A를 두고 술을 마시러 갔다. 중요한 것은 술에 만취한 상태를 위안으로 생각했다는 거다. 한 주가 넘도록 면회를 가는 동안, 오전과 오후에 한 번씩 있는 면회시간을 맞추기 위해 오간 병원은 내 하루의 전부였다. 이런 삶이 계속된다면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럼, 눈에 보이는 술병을 다 부셔야 할 것이 아니었나? 나는 술을 완전히 끊지 못했었다. A가 4층에 잠깐 올라가 술을 마시고 내려왔다. 내가 눈치 채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건 지는 모르겠다. 그냥 두어선 안 된다. 문제를 일으켜야 한다. 내 인생에 문제가 일어난 것 처럼. 그렇게 까지 하면서 할 일이 아니란 것을 눈치.. 2019. 1. 27.
나의 아주 큰 깨달음 나는 눕거나, 앉아있거나, 서 있어야한다. 죽을 때까지 2019. 1. 27.